일본 조선학교의 여학생이 한국 아이돌 ‘방탄소년단’ 홍보물을 들고 좋아하고 있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재일교포 예술인들과 부산 예술인들이 일본 조선학교 차별을 널리 알리고 남북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합동 공연을 펼친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은 부산민예총,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영화의 전당 등과 함께 9일 저녁 7시30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함께해요 콘서트 통, 일 - 조선학교가 좋아요 인 부산’을 공연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재일교포 예술인들과 부산 예술인들이 함께 기획하고 참여한다. 재일교포 쪽에선 후쿠오카조선예술단, 오사카민족극단 달오름, 일본전통북공연단이, 부산 쪽에선 하연화무용단, 남산놀이마당, ‘우리소리, 우리가락, 청’, 풍물굿패 소리결, 부산영상예술고가 참여한다.
앞서 지난 2월 양쪽은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고쿠라국제회의장 콘서트홀에서 재일교포 등 6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함께해요 콘서트 인 기타큐슈, 조선학교가 좋아요’를 무대에 올렸다. 이 공연엔 후쿠오카·야마구치현의 조선학교 학생 120여명과 후쿠오카조선예술단, 일본전통북공연단, 부산 예술인 등 16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 2월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고쿠라국제회의장 콘서트홀에서 열린 ‘함께해요 콘서트 인 기타큐슈, 조선학교가 좋아요’ 공연을 마친 출연진들이 관객들과 흥겨워하고 있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재일교포 예술인들과 부산 예술인들이 합동 공연을 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차별로 벼랑 끝에 내몰린 조선학교의 실상을 널리 알리고, 입장권 판매 등을 통해 조선학교 후원하기 위해서다. 후원금은 조선학교 교육 기자재 후원, 시설 보수·재건축 지원, 재일조선인 역사기념관 건립 등에 사용된다. 이번 공연 입장권은 인터파크를 통해 성인 1인당 2만원에 판매한다. 조선학교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끌려가거나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직접 설립했다. 조선학교에선 한국어를 가르쳤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조선학교 출신 학생들에게 대학 입학 자격 제한 등의 불이익을 줬다.
특히 아베 정부는 모든 고교생의 수업료를 면제하고 1인당 연간 12만엔(118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고교 무상화 정책을 도입하면서, 조선학교 학생들만 배제했다. 일본 자치단체들도 조선학교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삭감했다. 일본 전국의 조선학교 160여곳에서 5만여명이 우리 말과 글을 배웠지만, 일본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속적인 차별정책에 지금은 조선 대학교를 포함해 60여개 학교에 8천여명만 다닌다. 이에 부산의 시민단체 20여곳이 지난해 12월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을 만들어 조선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