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대리기사 노조원 10여명이 10일 대구시청앞에서 “서울과 부산, 광주처럼 밤거리를 내달리는 이동 노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구대선 기자
“대리운전 기사, 택배기사 등이 잠시 쉴수 있는 쉼터를 만들어주세요.”
대리운전 노조 대구지부 소속 노조원 등 10여명은 10일 오전 10시 대구시 중구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리운전 기사, 택배기사, 퀵서비스 기사 등 대부분의 시간을 거리에서 보내는 이동 노동자들이 무더위와 추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이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쉼터를 만들어 달라”고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호소했다. 김성두 대리운전노조 대구지부장은 “대리운전 기사는 현행법상 사업자로 돼있는 탓에 대리운전 업체가 기사들에게 온갖 궂은 일을 떠넘겨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10여년 동안 대리운전을 해온 차준영(48)씨는 “밤낮없이 길거리를 뛰어다니며 일하는 우리들은 마땅히 쉴곳이 없어 차가운 길바닥이나 편의점에서 잠시 쉴 수 밖에 없다. 전체 대리기사의 10%를 웃도는 여성기사들은 한 밤 중에 화장실 이용마저 힘든 형편이다. 꼭 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에 마련돼있는 이동노동자 쉼터. 서울에는 이외에도 쉼터가 2곳 더 있다. 대리운전노조 대구지부 제공
서울시 강동구 길동 케이티(KT)건물 맞은 편에 자리잡은 ‘이동노동자 지원센터’(쉼터)는 290㎡ 규모에 휴게실, 여성휴게실 등 시설을 갖추고 커피와 차를 마실수 있으며, 안마의자, 발마사지기, 수면의자, 무인택배함, 핸드폰 충전기 등을 준비해놨다. 이동노동자들은 매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공짜로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대구에서는 대리운전기사 6천여명, 택배기사 6천여명, 퀵서비스 기사 4천여명 등 1만6천여명의 이동노동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전체 이동노동자는 20만여명을 웃돈다. 이동노동자 쉼터는 서울에 3곳, 광주에 1곳씩 이미 설치돼있으며 부산에서 쉼터 설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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