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2차 실증실험이 17일 진행된다. 하굿둑 완전 개방에 앞서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수역) 등 수생태계 복원 가능성과 염분 피해 등을 파악하기 위한 두 번째 실증실험이다.
부산시와 환경부 등 기관 협의체는 “해수면 상승으로 조차가 크고 조류가 강한 대수기 때인 17일 오전 9시50분부터 1시간 동안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여는 2차 개방 실증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실증실험은 2025년 하굿둑 완전 개방에 따라 낙동강 기수역 수생태계 복원 가능성을 확인하고, 염분 피해 대책 마련하기 위해 세 차례 계획됐다. 이번 2차 실증실험에서는 100만t 이상의 바닷물을 하굿둑 상류 10㎞ 지점까지 유입해 염분침투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지난 6월6일 밤 10시41분부터 11시19분까지 진행된 1차 실증실험에서는 예상(50만t)보다 많은 64만t의 바닷물이 낙동강으로 들어왔다. 당시 염분변화는 강 표층(수심 0~1m)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중층(5~7m)과 최저층(7.2~11m)에서는 최대 1~4psu(물 1㎏에 녹아 있는 염분 단위) 증가했다. 염분 침투 거리도 예상치(3㎞)를 뛰어넘어 5㎞로 조사됐다. 하지만 하굿둑 근처 55개 지점에서 측정한 지하수 염분변화는 없었다. 당시 기관 협의체는 실험 당일 기상 영향과 강바닥 지형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 예상보다 염분이 더 멀리까지 침투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대현 낙동강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대표는 “실증실험은 결국 낙동강 기수역 회복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문 개방 실험을 꾸준하게 진행해 더 많은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 2차 실험도 1차와 마찬가지로 대수기 때 진행해 염분침투 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대수기 때 바닷물이 밀려오는 것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수문을 열어 강물과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것도 관측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재화 서낙동강수계살리기 범주민연합회 위원장은 “1차 실험 때 염분침투 등 예측이 빗나갔다. 신뢰할 수 없는 실험이었다. 2차 실험에서는 1차에 견줘 더 많은 해수와 염분이 강으로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염분의 농작물 영향 등) 걱정이 크다. 또 기관 협의체에서는 지하수 염분침투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일시적 측정으로 나타나는 결과일 뿐이다. 객관적·장기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단체는 2차 실험 당일 하굿둑에서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부산시 물정책국 관계자는 “1차 실험에서는 돌발변수 등으로 예상치를 벗어난 것이 사실이다. 이번 2차 실험에서는 강바닥 지형 등을 고려하는 등 이전 실험보다 개선된 계획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 협의체는 내년 중 마지막으로 하굿둑 시범 개방을 한 뒤 각종 지표 등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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