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봉제공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대구 봉제공장들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대구 서문시장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한달 평균임금이 최저임금에 훨씬 못미치는 128만원이며, 이들 노동자들이 일하는 사업장 10곳 가운데 7곳에서는 4대보험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실련과 대구경북정보공개센터는 “대구지역 봉제공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112명을 상대로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해봤더니, 이들은 한달 평균 128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월 174만5천원)의 73% 수준이다.
근무여건도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14%만이 ‘그렇다’라고 밝혔고, ‘4대보험에 가입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17%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은 38%만이 사업자등록을 했을뿐 나머지 62%는 미등록업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등록업체는 노동조건이 열악해 노동자들의 한달 임금도 평균 107만원으로 등록업체 160만원에 견줘 매우 낮았다. 또한 등록업체는 54%가 4대보험에 가입했지만 미등록업체는 4대보험 가입업체가 단 한곳도 없었다. 응답자의 49%는 작업한 수량만큼 급여를 받는 ‘객공제’로 임금을 받고 있으며, 월급제(25%), 일당 및 시급(15%), 기타(11%) 순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봉제노동자들 가운데 남성은 40%, 여성은 60%를 차지했으며 평균연령은 57살이었다. 또한 봉제업에 종사한 기간은 평균 29년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하루 평균 8.6시간을 일한다고 응답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봉제업체들이 영세한 점을 감안해도 근로조건이 너무나 열악하다. 최저임금에 턱도 없이 미달하는 임금, 4대보험 미가입 등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매우 염려된다. 고용노동부와 대구시가 하루빨리 봉제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5년 서울노동권익센터를 설립해 ‘봉제산업 노동자 건강과 안전 실태조사’를 벌였다. 봉제는 재봉틀이나 손으로 바느질해서 이불, 의류, 완구류 제품을 만드는 업종이다. 섬유가운데 봉제는 원사, 제직, 염색 등과 달리 영세업체가 집중돼있다. 대구지역에서는 가내수공업 등의 형태로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주변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대구지역 섬유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대구지역 전체 섬유업체 4100여곳에서 노동자 3만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봉제분야는 사업장 1290곳에서 6천여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섬유업계에서는 봉제사업장은 사업자등록이 안된 영세업체들이 많아 봉제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대략 3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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