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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발전소’ 악취 주민 1만명 포항시의원 주민소환 접수

등록 2019-09-29 14:00수정 2019-09-29 14:04

선관위 “명단 확인 등 거쳐 12월 투표가능”
지역주민 “어린이 1만여 명 유해가스 노출”
포항시 오천읍 어머니회가 마을에 들어선 ‘쓰레기 발전소’ 악취에 소극적인 이곳 출신 포항시의원 2명을 주민소환 하기위해 지역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포항시 오천읍 어머니회가 마을에 들어선 ‘쓰레기 발전소’ 악취에 소극적인 이곳 출신 포항시의원 2명을 주민소환 하기위해 지역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쓰레기 발전소’에서 나오는 악취에 시달려온 포항시 오천읍 주민들이 이곳 출신 포항시의원 2명에 대한 주민소환을 위해 1만여명이 서명한 명부를 선관위에 제출한다.

‘오천 폐기물에너지화 시설물(SRF) 반대 어머니회’는 “지역 주민들은 쓰레기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악취로 고통받고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곳 출신 이나겸, 박정호 포항시의원을 주민소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어머니회 양은향(47) 사무국장은 “하루 500여t씩 생활쓰레기를 태우면서 내뿜는 악취와 역겨운 냄새, 유해가스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해온 포항시의원 2명을 주민소환하기위해 1만1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30일 포항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항남구 선관위 쪽은 “시의원의 주민소환에 필요한 서명은 오천지역 유권자 4만3천여명의 20%인 8600여명을 넘으면 된다. 주민들이 정식으로 접수를 하면 명부확인, 투표대상자 소명, 투표날짜 공고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1∼2월쯤 주민소환 투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포항시 남구 호동에 들어선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SRF)은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모아 압착한 뒤 고체로 만들어 불에 태운 후 전기를 생산한다. 하루 500여t의 쓰레기를 태워 12메가와트 규모의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사업비 1500억원으로 2016년에 공사를 시작해 지난 2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포항시 등은 “집진설비 등이 최첨단시설이기 때문에 유해물질과 오염물질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폐기물 에너지시설을 쓰레기발전소라고 부른다. 수만명이 살고 있는 주택가에 들어서 1만여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매일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오는 다이옥신, 일산화물, 황산화물 등 유해가스를 마시며 등하교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곳 주민들이 주민소환에 나선 이나겸 포항시의원은 “주민소환은 부당하다. 주민소환 기준이 없고, 에너지시설은 청구사유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포항시 오천읍 주민들이 쓰레기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을 ‘쓰레기발전소’ 또는 ‘쓰레기 소각장’이라고 부르며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포항시 오천읍 주민들이 쓰레기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을 ‘쓰레기발전소’ 또는 ‘쓰레기 소각장’이라고 부르며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주민소환제가 2007년 7월부터 도입된 뒤 20여년동안 전국에서 100여 차례에 걸쳐 주민소환이 시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의 10∼20%이상 서명을 받아야 하는 서명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거나 정작 투표를 시작해도 투표율이 33.3%에 미달해 개표조차 못하면서 무산됐다. 2007년 12월 경기도 하남시민들이 화장장 건립을 둘러싸고 이곳 시의원 2명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에 들어가 투표율 37.6%에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어 주민소환에 성공했다. 경북에서도 경주, 청송, 상주, 군위 등에서 기초단체장 주민소환이 추진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쓰레기 발전소’ 반대어머니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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