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1일 대구시 동구 봉무동에 자리잡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패션연구원이 대구시 등에서 받은 보조금을 일부 간부직원들이 횡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대구시 제공
경찰이 최근 원장공모를 둘러싸고 잡음을 빚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을 압수수색하면서 보조금 횡령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수사관 10여명을 대구시 동구 봉무동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보내 사무실안 각종 서류와 피시 저장자료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고발내용에 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지역의 시민단체들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일부 간부직원들이 보조금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수 없도록 한 ‘보조금 사업규정’을 어긴 채 7천만원을 직무수당, 인센티브, 연구수당, 업무수당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국민권익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또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사업책임자를 자주 교체하는 방법으로 일부 간부들이 수당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연간 1억원 정도의 연구수당이 지급되며, 사업책임자를 중간에 교체한 뒤 새로운 책임자가 연구수당을 받는 등 방법으로 연구수당 횡령이 자주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와 함께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보조금을 받아 진행한 사업 전체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산업연구원은 대구시에서만 연간 4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보조금으로 받아 패션 기업체의 기술지원, 마케팅지원 등에 사용하고 있다.
한편,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최근 신임원장을 공모하면서 패션업무를 전혀 모르는 군장성 출신 인사에게 최고 점수를 준 일로 잡음이 불거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원장에 공모한 6명 중 1명을 제외한 5명에 대해 지난 1일 면접을 거쳤고, 곧바로 면접점수가 높은 3명을 골라 산업통상자원부에 보냈다. 이 가운데는 군장성 출신인사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2월말쯤 3명 중 1명을 골라 원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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