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내에서 6㎞ 떨어져있는 안동 남후초등학교가 학생이 24명까지 줄어들면서 올해 자유학구제를 도입한 뒤 전교생이 33명으로 늘어났다. 남후초등학교 제공
도심지역 거주 학생이 주소지 이전 없이 농촌지역의 특색있는 교육프로그램 운영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제도인 ‘자유학구제’로 인해 작은 학교들이 폐교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안동시내에서 6㎞ 떨어진 안동시 남후면소재지에 자리잡은 남후초등학교는 전교생이 지난해 연말 24명까지 줄어들었다. 8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가 폐교위기에 놓였지만 올해 초 자유학구제를 도입하면서 전교생이 33명으로 늘어나면서 학교가 활기를 띠고 있다. 안동시내에 있는 전교생 1천명의 큰 학교인 강남초등학교에서 학생 9명이 전학을 왔기 때문이다. 지상규 남후초등학교 교장은 “전교생이 선생님과 함께 등산, 승마, 연극. 직업체험, 문화유적 탐방 등 다양한 테마별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 여러가지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유학구제를 핵심사업을 추진중인 경북도교육청쪽은 “도시에 있는 큰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활동과 방과후학습 등을 위해 5∼10㎞ 떨어진 작은학교로 전학을 오는 자유학구제를 올해 초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은 올해 남후초등학교 등 초등학교 29곳에서 자유학구제를 도입해봤더니, 효과가 좋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에는 초등학교 97곳, 중학교 11곳 등 108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영천시 자양면 보현리 자천초등학교 보현분교는 전교생 6명에서 내년에 자유학구제를 도입해 영천시내 영천초등 등에서 전학생 10여명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57년 역사의 안동 풍산읍 전교생 38명의 서선초등학교도 자유학구제를 도입하면서 인근 큰학교의 도움을 받아 폐교위기를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학생 8학급이었던 안동 풍산중학교도 학생들이 55명으로 감소하면서 내년에 자유학구제를 시작할 예정이다. 마원숙 경북도교육청 행정과장은 “자유학구제는 결국 작은학교 살리기정책이다. 작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꿈을 키울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에서는 1982년 처음으로 작은 학교가 폐교된 뒤 37년 동안 소규모 학교 943곳이 사라졌다. 최근 10년동안만 해도 9만5천여명의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작은 학교 128곳이 문을 닫으면서 경북도교육청은 올해 초 처음으로 작은 학교를 살리는 자유학구제를 도입했다. 지승엽 전교조 경북지부 정책실장은 “경북교육청이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자유학구제는 작은학교를 살리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고 학부모들의 호응도 괜찮다는 평을 받고있다. 앞으로 자유학구제를 확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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