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치러진 14일 부산의 한 도로에서 경찰 순찰차가 한 학생을 수험장에 데려다주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한파가 들이닥친 14일 부산과 춘천에서는 맹장염 주의 판정을 받은 한 학생들이 고사장인 학교 대신 병원에서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르는 일도 벌어졌다.
부산시교육청 등의 말을 들어보면, 고3인 ㄱ양은 지난 13일 병원에서 맹장염 주의 판정을 받고 응급처치를 받았다. 수능 시험 당일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 ㄱ양은 부산시교육청 등의 도움으로 한 병원에 별도로 마련된 병실에서 이날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했다. 감독관 2명이 별도로 파견돼 ㄱ양의 시험을 감독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급하게 맹장 수술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수술과 시험 모두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각 수험생 수송은 예년과 마찬가지였다. 이날 아침 8시10분께 늦잠을 자는 바람에 시험장에 도착할 수 없게 된 ㄴ군은 순찰차로 집 근처 시험장에 별도로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시험장에 감독관 2명을 급파해 시험을 지원하도록 조처했다. 앞서 아침 7시46분께 수험생 1명이 경찰차를 타고 남구 우암동에서 사하구 시험장인 동아고까지 입실 전 겨우 도착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부산경찰청 112상황실로 접수된 수능 관련 신고는 모두 53건이다. 이 가운데 수험생 수송이 46건, 대체 수험장 수송 1건, 기타 6건이다.
한편, 강원 춘천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수험생 ㄱ(18)양은 수능 시험 전날인 지난 13일 밤 식은 땀을 흘리며 복통을 호소했다. 인근 병원 응급실로 간 ㄱ양은 진단 결과 맹장염으로 확인돼 밤사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수능 시험 전날 발생한 맹장염 탓에 결시 위기에 놓이자 ㄱ양은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도교육청과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도교육청은 수능일인 14일 오전 ㄱ양이 입원한 병원 응급실에 격리 병상 시험장을 설치,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고 경찰관 1명도 배치했다. ㄱ양은 정신력으로 버티며 격리 병상에서 홀로 응시했으며, 종료 후 맹장염 수술을 할 예정이다.
김영동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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