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이 각종 행사의 대회사, 격려사 최소화와 초청 인사 좌석 지정 등의 구태의연한 의전을 간소화하는 내용의 업무혁신안을 마련하고 실행에 나섰다. 이번 혁신안에는 퇴근시간 이후 카톡·문자 금지, 금요일 오후 5시 컴퓨터 전원 차단 등의 내용까지 담겼다.
부산시교육청은 12일 “새로운 시대 흐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불필요하고 낡은 업무 관행을 바꾸기로 했다. 불필요한 일 줄이기 과제 4개와 불편한 관행 개선 과제 5개 등 9개를 선정해 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차례로 실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먼저 공직사회의 오랜 관행인 지리멸렬한 행사와 구태의연한 의전을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행사는 정시에 열고 대회사·격려사·축사는 최소화하기로 했다. 간부들의 인사말은 행사 개요와 목적 등을 위주로 간단히 한다. 초청 인사 좌석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도착하는 순서대로 앉는 내빈 자율좌석제를 도입한다. 과도한 영접은 지양하며 초청 내빈의 가슴에 다는 코사지도 생략하기로 했다.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퇴근 뒤 카톡과 문자를 금지하기로 했다. 퇴근과 주말 직전에 업무지시를 자제하고 근무시간이 지나서 떠오른 지시사항은 메일을 보내거나 예약문자를 이용한다. 또 불필요한 초과근무를 줄이기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면 관리자가 긴급처리 업무를 제외한 직원의 컴퓨터 전원을 일괄적으로 끄기로 했다. 2016년 11월부터 매주 금요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 퇴근하도록 하고 있는데 일부 직원이 지키지 않자 극약처방을 하고 나선 것이다.
회식문화를 바꾸는 방법도 마련했다. 회식을 1차에서 오후 9시 전에 끝내자는 ‘119원칙’을 분명히 해, 밤늦도록 이어지는 2차 술자리를 피하도록 했다. 이밖에 최소 일주일 전에 회식 알리기, 부서장 자리 지정과 술잔 돌리기 금지, 회식 참여 강요 않기, 알코올보다는 공연과 전시 관람 등도 포함했다.
직원들의 경조사에 부서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서 참석하는 것, 같은 부서의 직원이 다른 부서로 발령 나면 남아 있는 직원들이 먼저 방문해서 인사하는 관행도 고쳐나가기로 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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