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에서는 건조기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바람과 햇볕만으로 곶감을 만드는 전통방식을 지키고 있다.
건조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햇볕과 바람으로만 감을 말려 곶감을 만드는 ‘경북 상주 전통 곶감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경북도는 18일 “상주전통 곶감농업이 조선시대 부터 오랫동안 이어져온 농업문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국가중요농업유산 15호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상주시는 정부와 경북도에서 15억원을 지원받아 앞으로 3년동안 농업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조사와 전시, 관리, 전통기술에 관한 전승과 복원사업 등을 추진한다. 김범식 상주시 곶감관리팀 주무관은 “3년 동안 곶감에 대한 꼼꼼한 자료 조사와 복원사업을 거쳐 가능하다면 세계중요농업유산에도 등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상주는 연간 곶감생산량이 1만여t으로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상주에서 나는 감은 떫은 맛을 내는 둥시로 유명하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탄닌’ 함유량은 많지만 물기는 적어 곶감재료로 안성맞춤이다. 상주시는 ‘상주둥시’ 품종을 유지하기위해 감나무와 고욤나무를 접목해 묘목을 생산하며, 햇볕과 바람 등 자연조건을 활용한 건조방식으로 곶감을 만드는 전통이 그대로 전해온다.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예종실록(1468년)에는 상주곶감이 품질이 뛰어나 궁중에 헌납됐다는 기록이 있다.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는 ‘하늘아래 첫 감나무’로 불리는 750살난 감나무가 있으며, 상주시내 곳곳에 200년이상된 감나무 군락지가 흩어져있다. 상주농민 3800여 가구가 연간 1만여t의 곶감을 생산해 3천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다. 매년 10월초쯤 감을 수확한 뒤 반건시는 45일, 건시는 60일정도 햇볕과 바람에 말린 뒤 연말쯤 시중에 내놓는다. 2005년 9월에는 상주시 외서면과 남장동이 ‘곶감특구’로 지정됐었다.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있는 750살된 ‘하늘아래 첫 감나무’는 아직도 감이 주렁주렁 열린다.
2013년부터 7년동안 전국에서 15종의 국가중요농업유산이 지정됐으며, 이중 경북도의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2016년), 울릉 화산섬 밭농업 시스템(2017년), 의성 전통수리농업(2018년) 등이 포함돼있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 유통국장은 “국가중요농업유산은 전통농업 가운데 보전해 전승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지정을 받는다. 농업의 첨단산업화속에서도 우리의 전통농업 유산은 소중하게 지켜나가나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경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