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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선 발견” 출동시기에…무인선박 띄워 도주로 막았다

등록 2019-12-20 11:04수정 2019-12-20 11:48

무인선 시연행사 가보니
20㎞ 떨어진 곳까지 원격조종
자율운행은 거리 상관없이 가능
밤에도 전방 10㎞ 물체까지 식별
연안 경비·구난구조 등 활용폭 커
무인선박 아라곤3호가 불법으로 조업하던 외국 선박 주변을 선회하며 도주를 막고 있다.
무인선박 아라곤3호가 불법으로 조업하던 외국 선박 주변을 선회하며 도주를 막고 있다.

“불법 조업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 선박 2척이 발견됐다. 즉시 출동해서 확인하라.”

해상경비를 하던 해경 바다로함으로 상황실 지시가 떨어졌다. 바다로함에 타고 있던 해경은 드론을 띄워 외국 선박 2척이 불법 조업하는 것을 영상으로 확인하고, 무인선박 아라곤3호를 출동시켰다. 외국 선박 1척이 접근하는 아라곤3호를 들이받으려고 하자, 자율주행으로 충돌을 피한 뒤 달아나는 다른 외국 선박을 추격했다. 그사이 해경은 또다른 무인선박 해검1호를 출동시켜 아라곤3호를 위협한 선박의 도주로를 차단했다. 무인선박이 외국 선박의 도주를 막고 있는 가운데 해상특수기동대가 고속단정을 타고 접근해 외국인 선원들을 모두 검거했다.

19일 경남 창원시 창원해양경찰서 전용부두 앞바다에서 열린 해상시연의 모습이다. ‘세계 무인선박 시장선점을 위한 업무협약과 해상시연’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국내에서 개발한 무인선박 2척이 불법 조업을 하는 배를 발견하고 진압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작전을 성공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무인선박 아라곤3호와 해검1호, 그리고 드론 등 최첨단 장비였다.

무인선박을 조종실에서 원격조종하는 모습.
무인선박을 조종실에서 원격조종하는 모습.

이날 선보인 아라곤3호와 해검1호는 각각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엘아이지(LIG)넥스원㈜이 만든 3t급 무인선박이다. 무인선박 원격조종은 조종실에서 20㎞ 떨어진 곳까지 가능하며, 자율운행은 거리와 상관없이 통신이 되는 곳이면 어디에서도 가능하다. 물론 사람이 타고 운항할 수도 있다. 최고속력은 45노트이며, 평균 15노트 속력으로 15시간을 달릴 수 있다. 8m 길이의 작은 크기이지만, 2.5m 이상 높은 파도가 치는 상황에서도 운항할 수 있다. 야간에도 전방 10㎞ 지점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운항하는 동안 조종실에서는 레이더 영상은 물론 선명한 동영상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무인선박은 연안 경비, 불법 조업선 대응, 긴급 구난·구조, 해양생태계 조사, 수중자료 연구, 적조 예찰, 해양쓰레기 수거, 양식장 관리, 사료 운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남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 무인선박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미국의 70% 수준이다. 하지만 5년 안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90% 수준인 장비 국산화 비율도 곧 100%에 도달해, 무인선박 제작비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무인선박 시장은 태동기에 진입해 세계적으로 경쟁을 앞둔 상태다. 내년부터 자율운항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2030년까지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함으로써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첫 단계로 지난달 12일 경남도를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경남도는 다음달부터 거제 동부해역에서 무인선박의 다양한 실증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세계 무인선박 시장선점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19일 해경 훈련함인 3011함 선상에서 열렸다.
세계 무인선박 시장선점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19일 해경 훈련함인 3011함 선상에서 열렸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자율주행 무인선박 기술을 발전시켜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조선업을 뒷받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배 해양경찰청장은 “해경이 먼저 무인선박을 실전 배치해서 활용함으로써, 전세계에 우리나라 무인선박의 뛰어남을 실증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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