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이 없어서 텅 비어 있는 성동조선해양의 도크.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019년 12월31일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파산할 운명이었던 성동조선해양㈜이 바로 이날 새 주인을 확정하면서 가까스로 되살아났다.
에이치에스지(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지난 31일 창원지방법원 파산부에서 성동조선해양과 인수 본계약을 맺었다. 컨소시엄은 성동조선해양 직원 670여명도 모두 고용승계하기로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1일 “그동안 무급휴직으로 고통을 나누어 온 성동조선 노동자들에게 새해 좋은 선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인수가 이루어질 때까지 잘 챙겨보겠습니다”라며 반겼다.
경남 통영에 본사를 둔 성동조선해양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한때 국내 4위, 세계 8위에 오른 중견 조선소이다. 11만t급 정유운반선과 15만t급 원유운반선 부문은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수주 부진과 파생상품 거래손실 등으로 경영난 겪으면서, 채권단 관리를 거쳐 2018년 4월20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 공적자금 3조1천억원이 투입됐다. 법원은 2018년 하반기부터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자가 나서지 않아 3차례 입찰을 모두 실패했다.
결국 마지막으로 시도한 네번째 입찰에서 에이치에스지중공업이 재무적투자자인 큐리어스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응찰함으로써, 성동조선해양의 새 주인이 됐다. 에이치에스지중공업은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특수운반하역과 조선해양플랜트설비 전문업체이다.
에이치에스지중공업은 “멈춘 공장을 재가동해 경영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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