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구 주산지인 진해만에 인접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어시장의 대구 가게. 최상원 기자
‘바다의 귀족’으로 불리는 생선인 대구의 고향 경남에서 올해도 대구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이 시작됐다.
경남도는 7일 “대구 자원조성을 위해 1월 한달 동안 창원·통영·거제·고성·남해 등 5개 시·군에서 대구 인공수정란 31억알과 새끼 대구 1950만마리를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대구 자원회복을 위해 1981년부터 해마다 대구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구는 얕은 바다에서 부화한 뒤, 수심 200~300m의 큰 바다로 나가서 5~6년 살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산란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국내에서 대구의 최대 산란장은 경남 진해만이다. 인공수정란은 산란하기 위해 진해만으로 돌아온 대구를 잡아서 암컷의 난소와 수컷의 정소를 추출해서 생산한다. 암컷 한마리에서 110만개 정도의 난소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는 대구 암컷과 수컷 각각 3000여마리에서 난소와 정소를 추출해 인공수정란 31억알을 생산할 예정이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회귀율을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인공수정란을 부화시켜서, 5개월 동안 길이 4~5㎝로 키운 새끼 대구도 방류하고 있다.
이 덕택에 1980년대 초반 멸종위기에 몰려 한마리 가격이 쌀 한가마니 가격보다 비쌀 정도였던 대구의 어획량이 2000년대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0년 이후 대구의 연평균 어획량은 5995t, 어획고는 246억원에 이른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의 이소광 연구사는 “유전자 분석 등 다양한 연구 결과, 현재 국내에서 잡히는 대구는 최소 74.4% 이상이 진해만 등 경남에서 방류해서 자란 것으로 확인됐다. 해역에 따라서는 최고 96.9%가 경남에서 방류해서 자란 것으로 나타난다. 경남에서 꾸준히 대구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을 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대구를 구경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구 인공수정란을 방류하는 모습. 경남도는 1월 한달 동안 대구 인공수정란 31억알과 새끼 대구 1950만마리를 방류할 계획이다. 경남도 제공
하지만 경남의 대구 어획량은 국내 전체 어획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구가 가장 많이 잡혔던 해인 지난 2014년 국내 전체 어획량은 1만3402t이었는데, 당시 경남의 어획량은 833t으로 전체의 6.2%에 불과했다. 당시 서해안 어획량은 8928t(66.6%), 동해안 어획량은 3641t(27.2%)이었다. 경남은 산란기인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겨울에 진해만으로 회귀하는 어미 대구만 잡지만, 서해와 동해에선 1년 내내 성장기 대구를 잡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남에선 대구 자원보호를 위해 어획량도 엄격히 제한된다.
경남도 해양수산국 담당자는 “대구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친 덕택에 2003년부터 대구 어획량도 꾸준히 증가해, 이제는 대구가 어업인들에게 중요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대구 자원회복과 어업소득 증대를 위해 대구 인공수정란과 새끼 대구 방류사업을 계속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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