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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대구 공무원, ‘코로나19’ 확진 받고도 돌아다녀

등록 2020-02-27 14:57수정 2020-02-27 15:15

달서구 7급직원 확진후 버젓이 돌아다녀
대구시청 직원 증세 있고도 9일간 출근
“시민들 침착대응, 공무원이 감염 앞장”
권영진 대구시장이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협조를 얻어 자가격리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이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협조를 얻어 자가격리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제공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 밖에 나와 돌아다니거나 열이 나면서 증세를 보이면서도 9일 동안 출근한 대구 공무원들이 비판을 받고 있다.

27일 대구 달서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김아무개(45·7급)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집 밖으로 나와 주민센터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 24일 밤 달서구보건소로부터 코로나19 검채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자가격리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25일 오후 5시께 집에서 가까운 달서구의 한 주민센터를 방문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의 교육비를 신청했다. 주민센터를 방문하기 전에 김씨가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를 다녔는지 등 구체적인 동선은 확인되지 않는다. 김씨의 부인도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부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함께 생활해온 김씨의 동선을 조사중이다.

한편, 김씨가 확진 판정 뒤 방문한 달서구 주민센터는 직원 10여명 중 김씨에게 서류를 떼준 직원 1명만 자가격리 조처했다. 박찬식 달서구 홍보전산과장은 “김씨가 부인도 입원해 집을 비운 상태에서 시급한 딸의 어린이집 교육비 신청업무 때문에 주민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의 비서 이아무개(27·여)씨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확진이 나기 전 지난 17일부터 목이 아프면서 감기 증세를 보였지만 9일 동안 근무했으며, 지난 23일 새벽 1시 증세가 심해 검채를 받은 뒤에도 25일까지 3일동안 대구시 북구 산격동 대구시청 별관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4일 낮 12시 이씨와 함께 식사한 이 부시장 등 10여명 중 5급 사무관 1명도 감염돼 확진 판정이 났다. 이 부시장은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지만 일부 직원은 아직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지난 25일 오후3시30분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대구시 쪽은 시청별관 건물 101동, 102동을 26일 하루 동안 폐쇄하고 직원 600여명을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공무원은 2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시민들은 “병상이 모자라고 의료인력이 부족해 시민들의 목숨이 위태롭다. 대구에 사는 모든 시민들이 힘겹게 코로나19에 맞서 버티고 있다. 이런 위기에 시민들을 도와줘야 할 공무원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오히려 코로나19를 퍼뜨리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찰의 협조를 얻어 자가격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철저히 확인하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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