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11시33분 대구 중구 대구제일교회 출입문에 신천지 관련자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신천지 쪽이 정부에 제공한 신도 명단의 신뢰성에 대해 지방정부들이 꾸준히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신천지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이들이 급증하면서 대구 밖 지역에서도 신천지발 대량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8일 “신천지 대구교회가 신도 명단을 누락하고 대구시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구지방경찰청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신천지 대구교회 ㄱ 총무 등을 고발했다.
대구시는 애초 이 지역 신천지 교인 8269명을 관리해왔다. 시는 지난 27일 정부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교인 명부를 전달받아 기존 명부와 대조했다. 그 결과 1983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대구에 사는 다른 지파의 교인 222명과 교육생 1761명 등이었다. 대구의 확진환자 가운데 신천지 교인 비율만 80%가 넘는다. 대구 다음으로 확진환자 수가 많은 경북도 역시 이날 신도가 무더기로 추가되면서 혼란에 빠졌다. 경북도는 교인 5269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었으나, 이날 1280명의 신천지 교육생 명단을 추가로 받고 관련 조사에 나섰다.
경기도에서도 신천지 쪽이 신도 명단을 부실하게 제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긴급기자회견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신천지에서 받아 (경기도에) 넘겨준 명단에는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 집회에 참석한 경기도 신도가 20명이라고 돼 있었지만, 우리가 직접 확보한 명단은 22명이다. 더욱이 이들 명단은 전혀 달랐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신천지 명단에 없는 교인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확진환자 66명 가운데 4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들은 부산시가 갖고 있던 1만4520명의 명단에는 없는 교인들이었다.
반면, 신천지 쪽은 “사실에 입각한 자료를 제출했다”는 태도다. 김시몬 신천지 대변인은 이날 신천지 누리집에 입장 발표 동영상을 올려 “모든 성도 명단은 보건당국에 제공했다”며 “교육생은 정식 성도가 아니기 때문에 명단 정보를 임의로 제공할 수가 없었으나, 교육생 전체 명단을 파악해 (추가로) 제공했다. 신천지가 의도적으로 성도 수를 은폐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천지 신도 가운데 서울·경기에서만 유증상자가 950명을 넘어서 추가 확진자가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도는 도내 신천지 신도 3만3809명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코로나19 유증상자는 740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 지역 신천지 신도 2만8317명 가운데 217명도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지사는 “대구에서 유증상자의 80%가 확진 판정을 받은 점으로 미뤄볼 때 경기도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 교인 가운데 연락이 닿지 않거나 조사에 응하지 않는 이들도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 서울시 집계를 보면, 통화를 시도했으나 통화하지 못한 인원은 1485명, 전화를 바로 끊거나 답변할 수 없다고 한 경우 등 조사를 거부한 신도는 68명이었다. 시는 이들이 추가 조사도 거부하면, 감염병예방법 처벌 규정에 따라 경찰과 합동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고발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수원지검은 전날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혐의로 이 총회장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6부(부장 박승대)에 배당했다.
김일우 홍용덕 채윤태 김광수 박경만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