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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 대란 막겠다” 코로나 사태 끝날 때까지 ‘고립 근무’

등록 2020-03-03 15:29수정 2020-03-04 02:02

창원음식물처리장 직원 13명 2월24일부터 회사 숙식
외부인 접촉 완전 피하려 좁은 시설서 먹고 자며 근무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2일 창원음식물자원화처리장을 방문해 ‘고립 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먼발치에서 손을 흔들며 격려했다. 창원시 제공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2일 창원음식물자원화처리장을 방문해 ‘고립 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먼발치에서 손을 흔들며 격려했다. 창원시 제공

“창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잠복기인 14일 동안 전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고립 근무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곧 그날이 올 것이라고 우리 13명 모두 믿고 있습니다.”

경남 창원시 창원음식물자원화처리장 비(B)동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동호 팀장은 3일 <한겨레>와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팀장을 포함해 비동 근무자 13명은 지난달 24일부터 자발적으로 ‘고립 근무’를 하고 있다. 단 1명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확진자와 접촉해 좁은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이 한꺼번에 자가격리 되면, 시설 운영 중단으로 창원시 전역에 ‘음식쓰레기 대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창원음식물자원화처리장은 에이(A)동과 비동 등 2개 동으로 이뤄져 있고, 각 동은 2개씩 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평소 창원음식물자원화처리장은 하루 200t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에이동과 비동이 각 1개씩 처리시설을 가동해 100t씩 나눠서 처리한다.

창원시와 계약을 맺고 창원음식물자원화처리장을 위탁운영하는 아이서비스 직원들은 지난 23일 코로나19 대책회의를 열어, 음식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비동 근무자 13명 모두 ‘고립 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창원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외부인 접촉을 완전히 피하기 위해, 출퇴근하지 않고 비동 안에서 먹고 자면서 근무하기로 했다. 에이동은 재활용품 선별시설까지 갖추고 있어서, 외부인 접촉을 단절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소대로 근무하기로 했다. 만약 에이동 가동이 중단되더라도, 비동의 2개 처리시설을 모두 가동하면 에이동 물량까지 비동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13명은 팀장 1명, 운영팀 8명, 보수팀 4명으로 이뤄져 있다.

고립 근무자들은 매일 아침 6시30분 시설 전체를 소독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식사는 밖에서 전해주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잠은 좁은 합숙소에서 서로 끼어서 잔다. 매일 세탁기로 빨래를 해서 옷도 갈아입는다. 창원시는 이들에게 마스크, 손소독제, 생수, 비상의약품 등을 제공한다.

이동호 팀장은 “가족과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힘들지만, 고립 근무를 하는 동안에는 필요 없는 이런저런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3일 현재 창원에는 17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완치자 1명 포함)가 나왔는데, 마지막 확진자는 지난 1일 발생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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