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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입항 러시아 선원 17명 ‘무더기 확진’…전자검역이 구멍?

등록 2020-06-23 10:43수정 2020-06-23 17:00

하역·도선 작업한 부두노동자 등 92명 자가격리
하역작업 전 모든 선원에 전수검사 필요성 대두돼
23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3401t).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원 16명이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3401t).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원 16명이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사하구 감천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 선원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밀접접촉한 부두 노동자 등 90여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러시아인 선원들은 16명에서 17명으로 늘어났다.

부산시는 “23일 오후 5시 기준 부산 감천항 3부두에 정박한 러시아 국적 화물선 아이스스트림호(3403t급)의 러시아인 선원 21명 가운데 1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부산의료원에 입원했다”고 이날 밝혔다. 부산시는 음성 판정을 받은 러시아인 5명은 배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조처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추가로 검사할 계획이다. 또 하역·도선작업을 한 내국인 노동자(61명), 도선사, 통역 등 92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2주 동안 자가격리시키고 24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끝낼 예정이다.

아이스스트림호 바로 옆에 정박한 아이스크리스탈호(3246t급) 선원 21명 가운데 1명도 확진됐다. 부산시는 러시아 선원들과 선박 수리공 등이 선주가 같은 두 배를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3일 선원 21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했는데 20명은 음성, 1명은 양성이 나왔다. 선박 수리공 6명은 음성이 나왔다.

아이스크리스탈호 하역·도선작업에 참여한 내국인 노동자 63명은 출근은 하지만 하루 두차례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능동감시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아이스크리스탈호 선원들 가운데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내국인 노동자 63명에게 자가격리 명령서를 발부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앞서 아이스스트림호는 1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출발해 19일 오전 10시 부산항에 입항해, 21일 아침 8시께 감천항 3부두에 정박했다. 이후 부산항운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하역작업을 시작했다.

22일 오전 10시께 아이스스트림호 선주가 선박대리점을 통해 국립부산검역소에 “배를 탔던 전 선장이 발열 증세로 일주일 전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하선해 전 선장을 포함한 일부 선원이 교체됐는데 전 선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선원 10명은 밀접접촉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부산항만공사는 오전 11시부터 하역작업 중단 지시를 내렸고 아이스스트림호에 올랐던 노동자들을 별도의 사무실에 격리했다. 국립부산검역소는 오후 1시30분부터 승선하고 있던 러시아인 선원 21명을 검사했고 16명이 밤 9시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 역학조사반은 감천항으로 달려가 역학조사를 했다. 밤 11시께 사무실에 격리됐던 노동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하라고 통보했다. 부산시는 “아이스스트림호에 올랐던 노동자들이 냉동 수산물 창고에서 작업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얼어붙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추가 감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박 선원들이 코로나19에 무더기 감염되면서 항만 방역에 허점을 드러냈다. 국립부산검역소는 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을 하고 있는데도 온라인으로 심사하는 전자검역을 통해 검역증을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부산검역소의 검역증 발급 뒤 부산항운노조 소속 노동자들은 21일부터 아이스스트림호에 올라 하역작업을 했다. 검역관들이 배에 올라서 검사하는 승선검역을 했다면 확진된 16명의 러시아 선원들 가운데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났던 일부를 발견했을 수도 있었다.

확진자 10명 가운데 3명가량이 무증상인 것을 고려하면, 하역작업 전 입항한 선원들의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항 못지않게 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전염도 경계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공항만큼 인력을 지원해서 항구를 통한 국외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기 국립부산검역소장은 “하루 평균 60여척이 부산항에 입항한다. 지금까지 전자검역과 승선검역으로 운영했는데, 이제부터 부산항 입항 모든 선박에 대해 승선검역과 특별검역으로 전환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김영동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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