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 울산소방본부 제공
지난 8일 밤 울산에서 발생한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했다.
울산지방경찰청 수사전담팀은 “관리사무소 등으로부터 관련자료와 폐회로텔레비전 영상 자료 등을 토대로 화재 원인 분석을 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또 이 아파트 근처 건물 등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 등 영상 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목격자와 신고자 등의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과학수사팀, 소방당국은 11일 이 아파트 화재 현장 2차 합동감식을 진행한다. 1차 합동감식 때는 잔해물 낙하 위험 때문에 피해구역 현장보존과 안전망 등 시설물 안전조처에 집중했다. 2차 합동감식에서는 3층을 비롯해 12·28·33층 등 불길이 거셌던 곳을 중심으로 정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략 10시간 넘게 합동감식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식 뒤 화재원인과 최초 발화지점 등을 분석하고, 필요하면 추가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이 시작한 발화지점은 파악 중이다. 소방당국에 최초 신고 접수된 내용은 이 아파트 12층 에어컨 실외기에서 연기가 난다는 것이었는데, 3층 테라스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목격자 진술도 잇달았다.
소방당국은 일단 3층 테라스 쪽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일 진행한 1차 합동감식과 지난 10일 소방당국이 확인한 결과 3층 테라스 외벽 쪽에서 불에 탄 흔적과 고층으로 올라가면서 불이 퍼지는 모양새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화재 당시 강한 바람 때문에 불길이 위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감식이 끝나고 분석 뒤에야 정확한 발화지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밤 11시7분께 울산 남구 달동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지난 9일 새벽 1시께 큰 불길은 잡혔지만, 강한 바람과 건물 외벽에 남아 있던 불씨가 간헐적으로 되살아나면서 화재 발생 15시간40분여만인 지난 9일 오후 2시50분께 이 아파트의 불길이 잡혔다. 불 때문에 입주민 93명이 연기 흡입 등 부상을 입었고, 피난층에 대피해 있던 77명이 구조됐다. 주민과 소방당국의 발 빠르고 적절한 대처로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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