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에서 발견된 연어.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제공
낙동강 하구에서 30여년 동안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던 연어가 잇따라 발견됐다.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협의회)는 “지난 15일과 20일 낙동강 하굿둑 위쪽 강에서 연어 15마리가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연어는 하굿둑을 기준으로 상류 쪽 3.8㎞와 7.8㎞ 지점에 어민 등이 설치한 어망에 걸렸다. 지난 15일엔 8마리가, 지난 20일엔 7마리가 각각 발견됐다.
협의회 등의 말을 들어보면, 연어는 낙동강 하굿둑이 건설된 뒤부터 이곳에서 모습을 감췄다. 낙동강 하굿둑은 부산 사하구 하단동~강서구 명지동 사이의 낙동강 하구를 가로막은 댐으로 1987년 준공됐다.
연어가 낙동강으로 회귀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하굿둑 개방의 영향이 어느정도 있는 것으로 협의회는 추정하고 있다. 최대현 협의회 사무처장은 “낙동강 하굿둑 개방 실험이 진행된 이후 지난 6월 뱀장어와 농어 등이 발견됐지만 연어는 처음이다. 수생태계 복원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정확한 결과는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을 듯한데, 하굿둑이 열린다면 연어 보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기재 부산대 담수생태학 연구실 교수는 “낙동강하굿둑 개방 실증실험 등으로 개방 시기가 아닌 시기에 연어가 어떻게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왔는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대량으로 회귀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망에 걸릴 정도면 강에 연어 몇천마리가 있다고 본다. 구체적인 이동 경로 조사가 필요하다. 또 연어가 회귀한 이후 하굿둑을 통과할 수 있는 방안과 강 상류를 거쳐 지천 등에 산란처 유도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부 등은 지난해 6·9월과 지난 6월 세 차례에 걸쳐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어 낙동강 하굿둑 운영 실증실험 진행하고 있다. 실험 결과를 종합 분석해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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