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 구미 사망 여아 친모 석아무개(48)씨의 엄벌을 요구하는 팻말이 놓여있다. 이날 김천지원에서는 석씨의 첫 재판이 열렸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경북 구미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여아의 친모 석아무개(48)씨가 11일 유전자 검사 결과에 동의하면서도 여전히 출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는 이날 오후 미성년자약취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석씨의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석씨 쪽은 “숨진 아이가 친자가 맞다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증거로 인정한다”면서도 “출산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숨진 아이의 친모가 맞다 하더라도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석씨 변호인은 “모순된 말이지만, 피고인 입장이 그렇다. 출산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출산했다 하더라도 석씨가 바꿔치기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남편이나 친인척이 했을 수도 있다. 자기가 낳은 친딸과 손녀를 굳이 바꿔치기 할 동기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유전자 검사 결과 △석씨의 작은딸 김아무개(22)씨가 낳은 딸의 출생 직후 사진 △이후 인식표 위치가 바뀐 사진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17일 열린다.
지난 3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검찰청 등의 유전자 검사 결과, 외할머니인 석씨가 친모일 확률이 99.9999%로 나왔다. 검찰은 석씨가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딸 김씨의 아이와 몰래 바꿨다는 간접 증거들을 확보해 미성년자약취 혐의로 지난달 5일 재판에 넘겼다. 석씨는 지난달 22일 열린 1차 공판에서 사체은닉미수 혐의는 인정했지만, 출산 사실은 부인했다. 한편, 숨진 아이와 바꿔치기 된 거로 보이는 김씨 딸의 생존 여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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