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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원판과 ‘빽판’ 사이에서 라이선스LP는 복음이었다

등록 2021-08-06 04:59수정 2021-08-06 09:13

라이선스LP 연대기

비틀스에서 딥 퍼플까지, 퀸에서 너바나까지

윤준호·윤상철·김주희 지음 l 서해문집 l 4만8000원

레트로 바람을 타고 엘피(LP)가 돌아왔다. 지난해 미국에선 34년 만에 엘피 매출이 시디(CD) 매출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엘피를 찾는 젊은 층이 부쩍 늘었다. 그들에게 엘피는 새롭고 멋진 매체이겠지만, 중장년층에겐 질풍노도의 시기에 음악으로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추억의 매체일 테다. 비싸고 구하기 힘든 ‘원판’은 그림의 떡이요, 조악한 음질의 싸구려 ‘빽판’은 비지떡이었기에, 국내 음반사가 외국 음반사 허가를 얻어 정식 발매한 라이선스엘피는 복음과도 같았다. <라이선스엘피 연대기>는 1970~90년대 발매된 107팀의 305개 라이선스엘피를 2000여장의 사진과 500쪽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집대성한 책이다. 음반 수집가 셋이 7년에 걸쳐 작업한 결과물이다. 당대 주류였던 록 음악 위주인데, 각 음악가와 앨범을 쉽고 충실하게 소개해 간략한 팝 음악사로도 손색없다. 소장 가치를 별점으로 매긴 것도 특징이다. 젊은 입문자, 왕년의 ‘록 키드’, 열혈 수집가 모두에게 유용할 법하다.

책은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이른바 ‘4대 슈퍼밴드’라 불리는 비틀스,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 딥 퍼플을 파고든다. 2부는 퀸, 메탈리카, 건스 앤 로지스, 킹 크림슨, 너바나 등의 명반 130선을, 3부는 제프 벡, 산타나, 벨벳 언더그라운드 등 재조명되는 숨은 명반들을 소개한다. 이 책의 묘미는 4부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빠진 퀸의 앨범처럼 당국 검열로 표지가 바뀌거나 수록곡이 잘린 사례를 담았다. 이렇게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버전이 되면서 수집 가치가 치솟았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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