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누워 있기만 하던 바다가
어느 날에는 산처럼 일어나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때
나는 바지 속에 두 손을 넣고
어린 성기를 만지작거리며
참을 수 없는 호기심으로
그 심연을 올려다보았다
너울나비
그 깊은 우물 속을 항해하는
정어리 떼 같은 은빛 울음으로
—나는 영영 알 수 없을 슬픔에
아무것도 무섭지 않았다
-함성호 시집 <타지 않는 혀>(문학과지성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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