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소설가 하준수
이수용 글, 김도아 그림 l 위즈덤하우스 l 1만2000원
행동의 방아쇠를 당기는 말이 있다. <6분 소설가 하준수>의 주인공 11살 하준수에게는 “넌 작가는 꿈도 못 꿀걸 ”이라는 말이 그랬다. 책 좀 안 읽었다고 좋아하는 연지에게 그런 말을 듣다니.
학급문고에서 얼떨결에 빌려온 <60초 소설가>(댄 할리 지음)는 준수의 불난 가슴에 기름을 끼얹었다. 소설가가 되고 싶은 남자가 타자기를 들고 나가 길에서 만난 사람에게 60초 만에 짧은 소설을 써주면서 유명해지고 책까지 내는 이야기는 꽤 솔깃했다. 준수도 글쓰기라면 자신이 있다. ‘그래, 나는 6분 소설가가 되는 거야.’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준수는 바로 실행에 옮긴다. ‘6분 소설가-소설을 바로 써드립니다!’라고 쓴 종이 간판을 만들어 책상 위에 놓고 친구들의 관심을 기다린다. 첫 의뢰자는 놀리기 대장인 박윤빈. ‘바보 콩나물 대가리’라는 주어진 제목에 맞게 써줬을 뿐인데 윤빈이는 애들 앞에서 준수를 망신 준다. 연지 단짝인 김예린에게는 ‘특별한 아이’라는 소설을 써줬는데 준수의 의도를 오해했나 보다. 그만 울리고 말았다. 선생님한테까지 혼나고 나서 준수는 작가 꿈을 접기로 한다. 그런데 웬일! 동생 준기를 주인공으로 쓴 소설 ‘에이맨’이 입소문이 났다. 소설을 써달라는 아이들이 줄을 선다. 친구들이 주인공인 소설들을 읽어본 선생님은 책까지 내자고 제안해주신다.
작가가 되겠다는 계획을 진짜 실행하게 된 준수. 놀림과 오해를 샀던 준수의 소설은 뭐가 달라졌던 걸까. 준수는 글을 쓰며 자신의 글이 상처를 줄 수도,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좋은 글쓰기가 무엇인지 고민도 깊어진다. 글쓰기를 배운다는 건 내 삶을 잘 살고 싶다는 것이기도 하다. 오래 해서, 많이 해서 잘하는 숙련의 범위에 글쓰기는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일기 쓰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아이들이 글을 쓰고 싶다는 용기를 내볼지도 모르겠다. 8살 이상.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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