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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해당화 - 송희

등록 2022-02-18 05:00수정 2022-02-18 09:57

신께서 눈부신 꽃에는 가시를 걸치라 했나 봐요
가시 옷을 입고 도시로 간 장미가 있지요
난 바닷가에 살기로 했던 걸까요
다행히 파도가 밤낮없이 웃어 주고
바람은 늘 만선이어서요
비린내 짠 내 뒤집어쓰면서도
진분홍 사랑을 피웠어요
한 칸이지만 옹골진 방도 얻었고요
이만하면 커다란 복이지요
어디나 발 딛어 뿌리내리면 살 만하다고
내 얼굴에 씌게 됐나 봐요
바다 한쪽에 이름을 올리게 됐어요
겉은 사나워도 애인 있어요

- 송희 시집 <고래 심줄을 당겨 봤니>(천년의시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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