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국가의 헌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차병직 지음 l 바다출판사 l 3만8000원 영국의 대헌장(마그나 카르타)은 국민의 자유를 옹호하는 근대 헌법의 토대다. 그런데 정작 영국엔 헌법이 없다? 헌법전은 없다. 하지만 헌법적 관행까지 포함하면 헌법은 있다. 불문법의 나라 영국에서 헌법 정신이 탄생했다면, 미국에서는 법전으로 된 최초의 성문 헌법이 등장했다. 미국 헌법 제정에 영향을 받아 인간의 자유를 권리로 선언한 프랑스 헌법, 비스마르크와 바이마르 헌법을 거쳐 통일 이후 기본법이 헌법으로 기능하는 독일, 사회주의 헌법이 등장한 러시아, 전후 평화헌법이 만들어지는 일본, 공산주의 헌법이 탄생한 중국. 다음으로 한반도에서 한국과 북한의 헌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핀 뒤, 저항으로 헌법을 이뤄낸 라틴아메리카를 거쳐 ‘샤리아’의 나라 이슬람 헌법까지 살핀 뒤 <헌법의 탄생>의 긴 여정이 마무리된다. 이 책은 각 국가와 지역별로 헌법의 기원과 탄생 과정을 상세히 살펴본다. 헌법의 내용을 평면적으로 서술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당대의 정치·사회적 상황까지 아우른다. 전체 역사를 포괄하면 결국 “주권자로서 우리가 각자의 권한으로 헌법을 만들었”고, 또한 “헌법 덕분에 우리는 근대성을 갖춘 현대인의 품격을 유지한다.” 그러나 헌법은 늘 도전받고 자주 불안한 상황에 놓인다. “바람직한 헌법적 관행이 현실 정치 행위를 통해서 거듭 확인되고 다져져야 최고의 헌법을 탄생시킬 수 있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헌법과 현실에 눈길을 주는 국민은 누구나 정치인이다.” “우리 개개인은 헌법 준수의 의무자가 아니라 헌법의 수호자”라는 것, 이 책이 말하는 바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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