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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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스타트업 17
최민영 지음 l 생각의힘 l 1만7000원 한국 경제는 꽤 오랜 세월 10대 재벌로 표현되는 항공모함의 전성시대였다. 이들 중 일부는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그 그늘도 짙었다. 독과점, 갑질, 혈연 중심의 편법 승계… 꼽자면 한둘이 아니다. 재벌의 장기 집권 속에 한국 경제도 굳어지고 역동성을 잃어간다는 평가도 여기에 포함된다. 현직 기자가 쓴 <창업가 수업>은 이런 틈바구니에 머리를 비죽 내밀기 시작한 스타트업 창업자 17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이 내놓은 서비스 중엔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온 ‘당근마켓’도 있고 아직은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보석처럼 빛나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텀블벅’도 있다. 작은 자본으로 시작해 소비자들의 필요를 정확히 포착해 유니콘으로 성장해가는 그들의 면면은, 흔히 보는 기업들의 성공스토리를 넘어 역동성 회복의 징후란 맥락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의 또다른 특징은 엠지(MZ)세대의 면모를 듬뿍 담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 역시 같은 세대인 터라 인터뷰이(인터뷰를 받는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부터 스테레오 타입과는 거리가 있고 답변 또한 젊은이 특유의 감성이 묻어난다. 젊은 나이에 취업이 아닌 창업에 나선 배경이나, 꿈을 가득 안고 시작했으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냉엄한 시장 앞에 좌절하면서도 용기를 내어 재도전하는 장면을 마주할 때는 다채로운 얼굴을 한 ‘청년들의 성장사’를 읽는 느낌을 준다. 최근 수년간 스타트업, 그중에서도 유니콘이 부쩍 늘어난 배경에는 저금리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손쉽게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 가치도 높게 평가받으면서 ‘성공사례’가 늘어났다. 고금리 시대를 헤쳐나간 ‘17인의 생존기’도 수년 후 만나길 기대한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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