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행동경제학 분야 새 화제작
인적 판단 속 편향과 잡음 존재
숨겨져 눈에 띄지 않는 잡음
규칙·알고리즘 등으로 대응
행동경제학 분야 새 화제작
인적 판단 속 편향과 잡음 존재
숨겨져 눈에 띄지 않는 잡음
규칙·알고리즘 등으로 대응

사진 제이콥 커크가르드.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판단을 조종하는 생각의 함정
대니얼 카너먼·올리비에 시보니·캐스 선스타인 지음, 장진영 옮김 l 김영사 l 2만5000원 자대배치 직후 야간사격 대회에 차출됐다. 훈련소에서 받은 ‘특등사수’ 점수 탓이다. 겨울 저녁 7시쯤 20m(50m인지도 모름) 거리의 표적. 어쩌다 맞힌 첫 발을 빼고 전부 빗나갔다. 특등사수? 웃기고 있네. 첫 야간사격. 방법도 요령도 모르는 졸병은 그날 밤늦도록 뺑뺑이를 돌았다. <노이즈>는 40여년 전 군복무 시절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책은 사격 후 표적지 얘기로 시작한다. ⓐ중앙에 탄착군 ⓑ구석에 탄착군 ⓒ넓게 탄착 분산 ⓓ좁게 탄착 분산. 표적을 정확히 맞히는 게 이상적일 때, ⓐ는 완벽 ⓑ는 편향 ⓒ는 잡음(이하 노이즈) ⓓ는 편향+노이즈라고 이름 짓는다. 책의 주제가 바로 ‘노이즈’란다. 내 표적지는 넓게 보아 ⓒ였을 터. 지은이는 뺑뺑이 대신 두툼한 책을 안긴 셈이다. 물론 책은 사격 이야기가 아니다. 판단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이야기다. 개인 삶이 연속된 판단으로 이뤄지고 법인(기업, 기관) 또는 나라 역시 그러한데, 순간의 판단에 미래가 좌우되는 점에서 그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완벽한 판단을 기하려면? 편향을 바로잡으려면? 이런, 조금은 내용이 짐작되는 주제가 아니라 노이즈라니…. 주변에 하도 많은지라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완벽으로 가는 수업료 정도로 치부하고 마는, 그래서 메커니즘이 불투명한 것을 두고 세 명의 석학이 달라붙었다. 행동경제학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 전략적 의사결정 분야 권위자 올리비에 시보니, 정책 전문가이자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 전반부는 노이즈란 무엇인가, 후반부는 어떻게 하면 그것을 극복할까이다. 초반에 일상 경험에서 뽑아낸 것으로써 개념을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의를 쌓아가는 터라 자칫 방심하면 길을 잃는다. 하지만 미국 실용서가 그렇듯이 사례를 중심으로 담론이 전개되고 앞뒤로 요약을 붙여 읽기 편하다.

편향과 잡음에 따른 결과. 정확한 A팀에 견줘 B팀은 편향의 결과를, C팀은 잡음의 결과를 보여준다. D팀은 편향과 잡음이 모두 있는 결과다. 그림 김영사 제공
오류²=편향²+제도 노이즈²
제도 노이즈²=수준 노이즈²+패턴 노이즈²
패턴 노이즈²=안정적인 패턴 노이즈²+상황 노이즈²
제도 노이즈²=수준 노이즈²+패턴 노이즈²
패턴 노이즈²=안정적인 패턴 노이즈²+상황 노이즈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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