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전 ‘한겨레’ 기자 인터뷰집
고 변희수·신순애·정태인 등 20명
스스로에 충실하면서 이웃과 함께
자신에 대한 성찰, 솔직한 인정까지
고 변희수·신순애·정태인 등 20명
스스로에 충실하면서 이웃과 함께
자신에 대한 성찰, 솔직한 인정까지

트렌스젠더 군인 고 변희수 하사.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
김종철 지음 l 사이드웨이 l 1만8000원 “저는 기갑의 돌파력으로 그런 차별을 없애버리고 살 수 있습니다. 하하….” 2021년 3월20일 김종철 <한겨레>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변희수 하사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전차를 조종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던, 전차처럼 돌진해 차별의 장벽을 무너뜨리겠다던 변희수 하사는 인터뷰 후 반년쯤 지난 어느 날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그는 소속부대의 허가를 받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군 수뇌부로부터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법원에 부당함을 호소한 후 재판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군의 조처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은 그가 떠난 뒤에야 나왔고, 군은 아직도 그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인터뷰 후에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던 김종철 기자에게 변희수 하사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후회와 한탄이 밀려와” “가슴을 여러 번 쳤다”고, 인터뷰 후기에 썼다. 인터뷰집 맨 앞 변희수 하사의 이야기는,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어 차별과 혐오에 정면으로 맞선 고인의 삶에 대한 애틋하고 존경 어린 추모사이자, 앞으로 등장할 이들이 변희수 하사처럼 “자기답게 살고 있는” 사람들임을 시사하는 의미심장한 예고편으로 읽힌다. <각별한 당신>의 저자 김종철은 1989년 <시비에스>(CB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1995년 <한겨레>로 자리를 옮겨 2022년 정년퇴임을 하기까지 34년을 기자로 살았다. 퇴임 직전 6년간 <한겨레> 토요판의 ‘김종철의 여기’를 통해 100여명을 인터뷰했는데, 그 가운데 20명의 이야기를 골라 인터뷰집으로 엮어 펴냈다. 그가 만난 각별한 사람들은 자기답게 살기 위해 남다른 길을 선택하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트랜스젠더 군인이었던 변희수 하사가 그랬고, 대학교수직을 그만두고 작은 마을의 이장이 되어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강수돌씨가 그렇다. 판사를 하다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업하고 소설가로 데뷔한 정재민씨, 유명 국제 콩쿠르의 불공정 행위를 공개적으로 고발하며 영예로운 심사위원직을 미련 없이 그만둔 피아니스트 임현정씨도 있다.

영화 <기생충> 등의 영어 번역가 달시 파켓.

민중가수 출신 가수 윤선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