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청년 책의 해’이다. 책과 관련된 저자, 출판사, 서점, 도서관, 독서 단체와 청년 단체가 결합한 청년책의해추진단(단장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이 관련 행사를 추진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한다. 2018년 ‘책의 해’에 이어, 2020년 청소년 책의 해, 2021년 60+ 책의 해, 2022년 청년 책의 해로 이어지는 ‘책의 해’ 시리즈의 4탄 격이다. 내년에는 4050 세대, 즉 중장년층에 초점을 맞춘 책의 해 개최가 준비되고 있다. 청년 책의 해를 기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는 청년을 위해 좋은 책 100종을 추천하는 ‘청년의 날 추천도서 100선 선정’(9월17일 청년의 날에 즈음해 발표 예정), 책을 선물 받고 싶은 청년의 사연을 공모해 책 꾸러미를 전달하는 ‘청년 북돋움’도 있다. 좋은 책 정보 제공과 선물을 통한 청년 독서 생활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에는 지역 청년에게 책을 선물하는 곳들이 있다. 경기도 성남시는 ‘첫출발 책드림’ 사업을 통해 만 19살(2003년생)이면서 공공도서관에서 올해 6권 이상 책을 대출한 청년을 대상으로 모바일 성남사랑 도서상품권 2만원권을 제공한다. 지역서점 구입 전용이다. 전라남도 순천시는 ‘청년 꿈 찾기 도서 지원’ 사업으로 도서관 회원증을 가진 만 19~39살 청년의 도서구입비 50%를 지원한다. 1인당 최대 10만원까지 쓸 수 있다. 순천의 옆 동네인 광양시에서는 ‘힘내라 청년 도서구입비 지원 사업’으로 순천시와 유사한 시책을 펴고, 여수시 역시 1인당 5만원 한도로 동일한 사업을 시행한다. ‘청년이 그린 청년 친화 도시’를 표방하는 남해군에서도 청년 도서구입비 50%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 주소지를 남해군에 둔 19살 이상 45살 이하의 청년이면 1인당 10만원까지 도서 구입비의 50%를 지원한다. 이들 지역은 지원 대상 청년의 나이도 다르고 지원 요건도 각기 다르지만, 청년의 미래와 희망을 응원하기 위해 책을 선물하거나 책 구입비를 직접 지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이와 달리 청년 복지카드 등으로 책 구입과 독서 생활화를 지원하는 방식도 있다. 이를테면 전라남도는 7월 한달간 2년 이상 도내에 거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전남 청년 문화복지카드’를 1인당 연 20만원 한도로 지급해 학원 수강, 공연 관람, 체육시설 이용과 함께 도서 구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경상남도의 ‘청년 구직활동 수당 지원사업’에서는 올해 2차 참여자를 모집 중인데, 매달 50만원씩 4개월간 최대 200만원을 지급하는 구직활동 수당 지원액으로 교육비, 시험 응시료 등과 함께 도서 구매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책과 청년을 연결하는 지자체들의 사례 확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직장에서의 책 선물 문화 정착이다. 대전에 있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좋은 사례다. 청년층은 물론이고 직장 소속원들에게 생일날 원하는 책으로 생일을 축하하는 문화가 자리잡는다면, 성인 10명 중 5명만 책을 읽는다는 부끄러운 통계는 사라질 것이다. 청년과 시민의 삶을 보듬고, 책 생태계의 희망을 살리는 지자체의 책 선물 정책과 직장 문화 확산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백원근/책과사회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