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안 편지 한 장으로 족합니다: 고문서와 옛 편지에 관한 에세이, 독사수필
간찰과 고문서로 당대 역사, 정치, 생활을 미시적으로 엿본다. 발급자와 수취자가 있어 오간 자들의 목소리로 시대가 드러난다. 조선시대 전공자들이 역사자료로 잘 쓰지 않았던 것들이다.
김현영 지음 l 역사비평사 l 2만5000원.
■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이혼 뒤 다섯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청소노동자로 산 스웨덴 출신 마이아 에켈뢰브(1918~1989)의 1960년대 ‘노동일기’. 스스로 “문학노동”이라 이르던 글쓰기를 통해 존재를 건사하고 확장한다. “…나 역시 굴욕을 이겨낼 것이다.”
이유진 옮김 l 교유서가 l 1만6800원.
■ 숨은 말 찾기
말을 머뭇하고 끝내 삼켜야 했던 이들에게 ‘숨지 않고 말하기’를 권하는 집필 노동자 홍승은의 에세이. 앞서 여성혐오 사회에서 말하는 법을 연습 중이라는 자기고백과 위로의 연장이다. 조금 더 용기를 내도 좋겠다. 울음조차 가장 적극적인 말이 된다.
위즈덤하우스 l 1만5000원.
■ 페미니즘하는 엄마
여성의 재생산 권리 침해, 의료 지원 부족, 가정 내 불평등, 과소대변되는 여성정치 등을 두고 엄마가 나서야 하는 이유를 담았다. 아이들이 알아서 예의범절을 익히고 채소를 챙겨 먹지 않는 것과 같다. 아이에게 그 엄마가 필요하고, 사회엔 그 아이들이 필요하다.
파라 알렉산더 지음, 최다인 옮김 l 아고라 l 1만6000원.
■ 사랑을 쓰려거든 분필로 쓰세요
36년 수학교사가 교실 이데아를 꿈꾸며 담금질한 학교 안팎의 단상들. 고3 담임 때 매달 학생들에게 편지를 썼듯, 특목고·자사고 등에 대한 소신을 또 이 사회에 피력한다. “수능이 공정하다고 하는 것은 착각이다.”
최재식 지음 l 교학도서 l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