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묻어둔 국산 와인 75병
우리 술 역사 속에서 그 이유 찾아
통계, 도표, 고문헌 등 팩트에 충실
“관심과 연구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우리 술 역사 속에서 그 이유 찾아
통계, 도표, 고문헌 등 팩트에 충실
“관심과 연구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이대형의 전통주 인문학
이대형 지음 l 시대의창 l 1만9800원 국회의사당 해태상에는 비밀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52년 뒤엔 그 비밀의 실체가 만천하에 공개되겠지만, 호기심 많은 와인 애호가들은 그저 아득하기만 한 시간이다. 기실 알고 보면 해태상 비밀은 ‘비밀’이라고 하기에는 머쓱한, 익히 두루 알려진 사실이다. 1975년 해태제과는 국회의사당 완공 기념으로 3000만원을 들여 만든 해태상 조형물을 기증하면서 색다른 이벤트를 마련했다. 해태제과 계열 양조업체인 해태주조가 국산 포도로 제조한 ‘노블와인’ 75병을 반으로 나눠 각각 두 마리 해태상 아래 묻은 것이다. 땅을 10m 정도 파고 석회 항아리까지 만들어 와인 보호 상자로 삼았다고 하니 꽤 공을 들인 이벤트였던 셈. 100년 뒤인 2075년에 봉인된 와인을 열겠다는 계획은 이벤트의 화룡점정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와인이었을까? 한민족의 삶과 함께한 우리 술은 많다. 우리 민족의 애환이 녹아 있는 막걸리, 마실수록 매료되는 가양주들, 품격이 넘치는 증류식 소주 등 세는 게 무의미할 정도다. 우리 술 역사를 촘촘히 따져본다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노블와인이 묻혀 있는 국회의사당 해태상. 시대의창 제공

국회의사당 해태상 아래 묻혀 있는 노블와인. 시대의창 제공

김홍도의 <주막>.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시대의창 제공

1901년 6월19일자 <황성신문> 광고 속 와인.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시대의창 제공

소줏고리를 이용한 소주 만들기 과정. 시대의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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