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 생긴 대로 - 강나무

등록 2023-10-13 05:00수정 2023-10-13 09:53

웃음이 웃습니다

울음이 웁니다

바람이 붑니다

믹서기에 어제를 넣고 돌돌 갑니다

꺼끌한 앙금이 가라앉고 맨얼굴이 거품으로 뜹니다

당근을 먹은 달팽이는 오렌지색 똥을 눕니다

팬지꽃 먹은 나는 노란 꿈을 꿉니다

‘다 좋다’처럼 거꾸로 읽어도 기분 좋은

문장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내 아내’처럼 거꾸로 읽어도 포슬포슬한

문장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별에 대해 쓰려고 반짝, 애를 쓰다가 관둡니다

나무 이름, 들꽃 이름 같은 건 모릅니다

이런 내가 시를 씁니다

개망초와는 이제 서로 알아 가는 사이입니다

강나무의 시집 ‘긴 문장을 읽고 나니 아흔 살이 됐어요’(걷는사람)에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