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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국 문단에 파문 던진 가리타니 고진의 글

등록 2006-04-20 17:52수정 2006-04-21 14:08

근대문학의 종언<br>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br>
도서출판 비(b) 펴냄. 2만원
근대문학의 종언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도서출판 비(b) 펴냄. 2만원
잠깐독서

일본의 문학비평가이자 사상가인 가라타니 고진(65·컬럼비아대 객원교수)의 강연 원고를 정리한 글 <근대문학의 종언>이 잡지 <문학동네> 2004년 겨울호에 번역 소개되었을 때 반향은 사뭇 컸다. <문학동네>의 편집진이 이 글을 실으면서 해명 삼아 덧붙인 앞글에서 그런 반향은 예상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고진의 기고문은 우리와는 생각이 많이 다르지만 일독의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하여 약간의 망설임 끝에 게재했습니다.” <문학동네> 편집진의 망설임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는 후발 문학잡지인 <문학수첩>이 <문학동네>의 ‘문학주의’를 비판하면서 바로 이 글을 근거로 삼았다는 사실에서 짐작이 가능했다. 가라타니의 글이 대체 어떤 주장을 담고 있기에?

문제의 원고를 표제로 삼은 단행본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가라타니는 자신의 논점을 한결 선명하게 제시한다: 현재의 인류 앞에는 전쟁, 환경문제, 세계적인 경제적 격차라는 세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이전의 문학은 이런 과제들을 상상력으로 떠맡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문학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 점에서 내가 생각하는 문학은 이미 끝난 것이다. 문학에 대해 “진정으로 낙담했”노라는 이 ‘전직 평론가’의 육성은 매몰차기 그지없다: “오늘날의 문학이 이것을 떠맡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불만을 드러낼 생각은 없다. 그러나 나 자신은 그것을 떠맡고 싶다. 그것이 문학적이든 비문학적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문학 역시 종언을 고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 섞인 전망은 한국문학의 현주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책에는 이 글과 함께 가라타니 자신의 그동안의 작업을 회고하고 점검하는 후학들과의 대담이 실려 있어 그가 ‘문학 바깥’에서 펼쳐 온 사유와 실천의 전모를 엿보게 한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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