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소설
신채호·이광수 외 지음. 창비 펴냄. 전50권 각권 7000~8000원
신채호·이광수 외 지음. 창비 펴냄. 전50권 각권 7000~8000원
출판사 창비가 191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100년에 걸친 한국 중단편소설에서 가려 뽑은 작품을 모두 50권에 모은 ‘20세기 한국소설’ 전집(전집)을 완간했다. 단재 신채호의 <용과 용의 대격전>과 이광수의 <어린 벗에게> <무명> 등을 묶은 제1권에서부터 하성란씨의 <곰팡이꽃>과 조경란씨의 <망원경> 등이 묶인 50권까지 작가 204명의 작품 374편이 망라됐다. 나란히 1996년에 등단한 하씨와 조씨가 등단 기준 하한선을 이루었다.
전집 발간에는 문학평론가 최원식·임규찬·진정석·백지연씨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임규찬(성공회대 교수)씨는 “이번 전집은 리얼리즘 계열 작품을 중심에 두되 다양한 경향의 대표작을 망라하여 한국 현대소설의 총체적 흐름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별 작품 수록 수를 보면 ‘한국 단편소설의 완성자’로 불리는 이태준이 6편을 실어 수위를 차지했고 현진건·채만식·김유정·박태원 등 작고 문인들과 김승옥·황석영·박완서씨가 각각 5편을 올렸다. 한편 원로 작가 최인훈씨는 현재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와 있는 자신의 개인 전집 이외의 전집 및 선집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그리고 젊은 작가 백민석씨는 ‘절필’을 이유로 각각 작품 수록을 거부했다. 창비판 전집은 청소년 독자들을 겨냥해 작품의 까다로운 낱말 풀이는 물론 현장 교사들이 질문하고 전문 연구자들이 답변을 하는 이메일 문답을 마련했다.
창비는 전집 완간을 기념해 <20세기 한국소설 길라잡이>라는 별권 부록을 내놓았다. 이 부록에는 20세기 한국소설의 주요 흐름을 살펴보는 시대별 총론 여섯 편과 수록작 분류 및 연표 등을 실었다. 수록작 분류는 등장인물, 시공간적 배경, 모티브, 제재, 장르 및 형식 등의 큰 항목 아래 100여 개의 세부 항목별로 수록작을 분류했다. ‘예술가나 예인이 나오는 소설’ ‘감옥을 배경으로 한 소설’ ‘거울이나 우물을 모티브로 한 소설’ ‘서간체 소설’ ‘동물이 상징으로 등장하는 소설’과 같은 세부 분류 기준에 따라 작품들을 재배열해 보면 한국 소설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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