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여행자 몽도
르 클레지오 지음. 진형준 옮김. 조화로운삶 펴냄. 1만원
르 클레지오 지음. 진형준 옮김. 조화로운삶 펴냄. 1만원
<어린 여행자 몽도>는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66)가 1978년에 낸 소설집이다. 수록된 여덟 편 모두 예외적이며 신비한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표제작의 주인공 ‘몽도(Mondo)’는 제목 그대로 부모나 정해진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는 아이다. 그의 이름은 ‘세계’를 뜻하는 프랑스어 ‘Monde’의 ‘어린이형’인 것처럼 들린다. 세속의 틀과 가치에서 자유로운 가운데 인간과 삶의 진정한 본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르 클레지오의 이상적 자아를 대신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학교를 다니지 않아서 글을 모르던 그가 어느날 인도인을 닮은 노인에게서 글자를 배운다. “P는 한쪽 다리로 서서 잠을 자는 것이고, Q는 꼬리 위에 앉아 있는 것이다. S는 언제나 뱀이고, Z는 언제나 번갯불이다. T는 배의 돛대처럼 예쁘게 생겼고, U는 꽃병 같다.(…) ” 어느 날 몽도가 부랑아들을 단속하는 이들에게 잡혀가 사라진 뒤 사람들은 그 아이가 대문자로 남긴 두 개의 단어를 발견한다. 그것은 ‘언제나(TOUJOURS)’와 ‘많이(BEAUCOUP)’였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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