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지음. 녹색평론사 펴냄. 1만원
우석훈 지음. 녹색평론사 펴냄. 1만원
잠깐독서
“도대체 FTA가 나랑 무슨 상관이야?”
신문과 방송을 통해 매일 접하는 FTA라는 단어가 여전히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저자가 주장하는 다음의 한마디를 보자. “한미FTA가 강행된다면, 4인 가족 기준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봉급생활자들은 이민을 검토하라” 퍼뜩 정신이 들지 않는가? 책은 수많은 국제협상에 참여했던 저자의 경험을 십분 살려 한미FTA의 원론적인 정의부터 실무협상에 대한 조언, 그리고 일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까지 한미FTA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특히 저자는 한국은행의 ‘표준경제분류’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업종’에서 벌어질 상황들에 대해 자세히 분석을 하고 있다. 분석을 토대로 지금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정과 내용대로 한미 FTA가 추진될 경우, 어떤 직종에 속하는 사람들이 이직을 준비해야 할지, 또 어떤 사람들이 좀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지 조언해준다. 더 나아가 법률회사와 은행, 공무원, 그리고 건설회사에 이르는 다양한 직종에서 벌어질 변화와 함께 분당에서 압구정을 거쳐 일산에 이르는 지역난방망을 따라 형성된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까지 언급하며 한미FTA와 실물 경제와의 관계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개개인의 경제생활에 깊숙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미FTA 협상을 정부가 책 제목처럼 ‘협상 조건’을 무시한 채 ‘협상 체결’이 오로지 목표인 ‘폭주’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폭주’가 초래할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저자는 9차 개정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국민투표’를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책을 읽는 도중 ‘그럼 도대체 정부가 아는 건 뭐야’에 나오는 다음의 한마디를 읽으면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다. “공무원들에게는 별일 안 생긴다.” 국민들이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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