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문학·현실 살핀 성숙한 자유주의 30년

등록 2006-09-06 18:35

‘세계의 문학’ 창간 30돌 특집호 발자취 돌아봐
계간 〈세계의 문학〉이 창간 30돌을 맞았다. 1976년 가을호로 창간호를 낸 〈세계의 문학〉은 2006년 가을호 통권 121호를 특집호로 만들어 30돌 생일을 자축했다.

30돌 기념호에는 평론가 박철화·김형중씨와 〈세계의 문학〉 현 편집위원인 김미현씨가 글을 실어 지난 30년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박씨는 ‘성숙한 자유주의의 길’이라는 글에서 〈세계의 문학〉이 당시 문학 계간지 시장의 양대 축이었던 〈창작과 비평〉과 〈문학과 지성〉 사이에서, 양 잡지와 동지적 긴장관계 속에서 창간되었음을 지적했다.

박씨는 특히 창간 당시 편집위원이었던 평론가이자 영문학자 유종호·김우창씨가 백낙청씨의 민족문학론에 대해 비판적 조언을 가했던 데에 주목했다. 박씨는 또한 초창기 〈세계의 문학〉이 제호에 어울리게 외국 문학 소개에 힘쓰는 한편 당대 현실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도 게으르지 않았던 점을 들어 그 태도를 ‘성숙한 자유주의’라 불렀다.

1986년부터 96년까지 〈세계의 문학〉의 한국 문학 관련 비평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김형중씨는 민중문학·노동문학이 승하던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시점에서 평론가 우찬제씨와 유종호씨 등이 80년대 문학의 조급성과 사회과학에의 종속을 비판한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유종호씨가 92년 가을호에 실은 글에서 한국 문학이 ‘내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지금까지도 유효한 혜안적 통찰이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김씨는 또 90년대 소설의 영화적 관심과 형식 추수를 비판한 도정일씨의 글,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비판적 통찰을 보여준 황종연·김상환씨의 글 역시 높이 평가했다.

‘내부자’ 격인 김미현씨는 90년대 후반 이후 현재까지의 〈세계의 문학〉이 “1990년대 문학의 자장 안에 있으면서도 그 바깥을 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자평하고, 이성욱·이남호·남진우씨 등의 기고를 예로 들었다.

한편 〈세계의 문학〉 ‘30주년 기념 혁신호’는 판형을 종전보다 줄이고 표지와 책등의 디자인을 바꾸었으며, 내용에서도 ‘오늘의 작가’란과 신간 리뷰 코너를 새로 만드는 등 변화를 보였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