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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마당 한 평당 200편의 시가 있네

등록 2006-09-07 18:45수정 2006-09-08 15:00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br>
정일근 지음. 시학 펴냄. 8000원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
정일근 지음. 시학 펴냄. 8000원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은 울산의 시인 정일근(49)씨의 아홉 번째 시집이다. 나무 보일러가 내는 소음에서 히말라야 고승의 숨소리를 떠올리며 “착하게 낡은 것에게는 영혼이 깃드는 법”(<보일러 만트라>)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데에서 시집 제목을 가져왔다. 번잡한 도회지를 떠나 경남 울주군 은현리로 이사한 지 5년이 되는 시인은 자신의 집 마당과 텃밭, 동네 고샅과 주변의 자연, 그리고 어머니의 지혜로운 말씀에서 두루 시 한 자락씩을 길어올린다. 밤 기온이 영하 십도 이하로 뚝 떨어진 날씨에도 의연하게 피어 있는 민들레꽃을 보며 “알고 보면/꽃보다 더 뜨거운 것은 어디 있으랴”(<꽃, 가장 뜨거운>) 감탄하던 시인은 “은현리 모든 풀꽃 씨앗 소중히 받아 주는/따뜻하고 거룩한 그분의 손”(<자연의 손>)을 찬미하는 데에로 나아간다. 불공 드리러 외출하는 길에 식구처럼 돌보는 외다리 도둑고양이가 눈에 밟혀 “고양이는 밥 차려 드려라/꼭 데워서 따뜻한 밥 드려라”(<밥 보리살타>) 거듭 당부하시는 어머니, 한 평당 200편의 시와 200컷의 사진 소재를 가지고 있는 마당(<마당론>) 등이 시인의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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