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포털
김기원 지음. 필맥 펴냄. 1만3000원
김기원 지음. 필맥 펴냄. 1만3000원
잠깐독서
경제학을 쉽고 재밌게 풀어준다는 대중 경제학책은 수없이 많다. 경제전문가·베테랑 경제기자·유명 외국 저널리스트와 학자 등 필자도 다양하다. 위대한 경제학자의 일생과 문제의식을 통해 경제원리를 설명하고(<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복잡한 이론과 현실 삶의 절묘한 ‘짝짓기’를 시도한다(<괴짜경제학> <경제를 보는 눈> <경제학 콘서트>…). 실생활에 요긴하게 쓰일 경제상식을 깔끔하게 차려놓은 책(<경제기사 300문300답> <서른살 경제학>…)도 빠지지 않는다. 몇몇은 판을 거듭해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손꼽힌다.
대표적 재벌개혁론자인 김기원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이 만만찮은 대중 경제학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개혁성향의 정통 경제학자라는 후광이 눈길을 붙잡는다. ‘출판의 변’도 당차다. “시중에 넘쳐나는 경제 서적들 거의 다 딱딱하거나 산만하다. 이론과 현실을 아우른 경우를 찾기 힘들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체계를 잡되 쉽고 재밌게 썼다는 얘기다.
우선 경제 기초원리 다잡기. 시장과 가격(미시)-국민경제의 흐름(거시)으로 나눠 꼭 필요한 것들을 정리했다. 다음은 현실과 접목. 노동시장 유연화에서 입시지옥을 없앨 실마리를 얻고, 기업이 명문대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를 정보불완전성에서 찾는다. 결혼은 교환비율 1:1의 물물교환 시장에 비유한다. 당연히 신부지참금이나 ‘사’자 신랑을 위한 ‘열쇠’는 동등한 거래를 위한 합리적 수단. 출산·양육·가사분담·노후대비·재테크 등 개인 인생경로부터 기업의 본질 세계경제의 흐름까지 두루 짚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관점은 효율성과 공정성의 균형. 그래서인지 세계화·외국자본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 한쪽 편 들지않는 심심한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