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
유재현 지음. 강 펴냄. 1만6000원.
유재현 지음. 강 펴냄. 1만6000원.
“동지들, 우리에겐 기름도 비료도 농약도 없소….” 1991년 카스트로의 고백이 있던 날, 아바나의 밤은, 그래도 몸을 흔들며 춤 추었을까. ‘세계에서 원칙적 사회주의를 지키고 있는 유일한 국가’ 쿠바는, ‘워낙 말 많은 동지’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다. 경제봉쇄로 망가진 북한이 핵실험을 뻥뻥 해대는 동안, 마찬가지로 망가진 쿠바는 유기농업으로 끊어진 원조의 맥을 모범적으로 살려냈다. 그리고 15년. 노구의 카스트로는 몸져 누었지만, 쿠바는 싱싱하다. 암시장과 달러에 녹아드는 강팍한 인민의 삶까지 미화하지 않지만, 자본의 심장에 영감을 주는 쿠바에 대한 저자의 애정은 한결같다. 단맛을 본 백인들탓에, 설탕은 언제나 투기대상이었다면, ‘기계적 멍에에 고개 숙이지 않은’ 담배는 자유롭단다. 그래서 “담배는 설탕보다 언제나 쿠바적이다.” 시가를 빼어 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흩날리는 시가 연기처럼 아바나 거리마다 새겨진 혁명 구호는 달면서 쓰다. 그런데, 쿠바 경제봉쇄 전날 밤 케네디가 몰래 사들인 쿠바산 시가 2천개는 케네디 죽은 뒤에 누가 가져갔을까.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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