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나를 일어서게 하는 선물> 이명랑 지음. 웅진 문학에디션 뿔 펴냄. 1만원.
동화와 실화의 차이는 뭘까. 지어낸 이야기와 실제 이야기? 아니면, 믿을 만한 이야기와 믿지 못할 이야기? <위로, 나를 일어서게 하는 선물>에서 소설가 이명랑이 직접 발굴한 실화 53편은 모두 쉽게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다. 마법 같은 일이라서 믿기 어려운 게 아니라, 과연 이런 따듯한 사건들이 과연 주위에서 일어난 일일까 싶기 때문에 믿기 어렵다.
엄마가 집 나간 뒤 밤늦도록 학교 운동장에서 혼자 노는 손자를 위해 운동장 모래 밭의 깨진 유리조각을 주워모으는 할머니, 홀로 된 아버지와 엄마의 생일을 맞아 ‘깜짝 파티’를 해주는 자식들, 가출했다 돌아온 열여섯살짜리 딸에게 담배 한갑을 내미는 엄마의 이야기는 눈물겹지만 그만큼 밝다.
지은이는 각박한 실제 세상을 동화처럼 만드는 힘이 이해, 격려, 위로라고 여긴다. 얼핏 평범하게 보이는 일상 속에서 마법 같은 일들이 끝없이 도처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깨달음이기도 하다. 경어체 문장의 짧은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읽다 보면 동화는 원래부터 세상 이야기이지, 세상 밖의 이야기가 아니지 싶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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