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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일본 고전 ‘겐지 이야기’ 제대로 완역

등록 2007-01-15 17:38

‘겐지 이야기’
‘겐지 이야기’
‘세계최초 소설’ 자부…1천년전 사랑얘기
‘냉정과 열정사이’ 번역 김난주씨 5년 역작
일본의 세계적 고전 <겐지 이야기>가 10권으로 완역 출간되었다. 김난주 옮김, 한길사 펴냄.

헤이안 시대의 궁녀 무라사키 시키부(978년께~1014년께)가 쓴 것으로 알려진 <겐지 이야기>는 일본이 ‘세계 최초의 소설’이라 자랑하는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 일본의 화려한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주인공 히카루 겐지의 파란만장한 사랑과 영화, 그리고 인생의 고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외모에 문무 양면에 걸쳐 뛰어난 재능을 지닌 겐지가 여러 여인들을 상대로 숨가쁘게 펼치는 연애 사건들과 연애 당사자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 그리고 시간의 흐름 앞에 덧없기만 한 인간의 운명에 대한 성찰이 두루 들어 있다.

일본 작가 세토우치 자쿠초(1922~)가 현대 일본어로 옮긴 판본을 5년에 걸쳐 한국어로 옮긴 이는 일본어 전문 번역가 김난주씨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마루야마 겐지의 <천년 동안에> 등 일본 현대소설을 주로 번역한 김씨에게도 일본 문학의 고전인 <겐지 이야기> 번역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겐지 이야기>가 어떤 책인지 알았더라면 번역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거예요. 몰랐으니까 덤벼들었지. 몇 번이나 그만둘까 했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니까 결국 이렇게 끝을 보게 되네요.”

번역자 김씨를 도와 감수를 맡은 <겐지 이야기> 전문가 김유천 교수(상명대 일본어문학과)는 “이전에도 ‘완역’을 표방한 번역본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번 한길사 판본을 ‘완역의 결정판’이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전 번역본에는 소설 지문 속에 녹아들어 있는 옛 시를 뜻만 살려 쓰거나 아예 누락시키는 사례도 있었다”는 것. 이번 번역본은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하면서 문학성도 잘 살린 작품”이라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겐지 이야기>에는 모두 795수의 ‘와카(和歌)’(=일본의 전통 시)가 들어 있다. 가령 주인공 겐지가 장차 자신의 평생의 반려가 될 어린 무라사키를 처음 보고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시는 이러하다: “어젯밤 해질 녘/어슴푸레 핀 벚꽃처럼/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을 보았기에/아쉬움에 오늘 아침 산안개처럼/산을 내려가지 못하고 있으니”

책을 낸 한길사의 김언호 대표는 “일본의 국민 소설이라 할 <겐지 이야기>의 진면목을 한국의 독자들이 비로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일본 현대소설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데, 그 원형이라 할 <겐지 이야기>를 통해 일본인의 정서와 미의식의 원류를 새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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