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씨
<아리랑> 100쇄 돌파 조정래씨 기념패 전달식
“세계화란 강대국의 경제 침탈을 합리화하는 논리이며, 형태를 달리한 제국주의일 뿐입니다. 잘못 이해된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민족을 말하는 것을 시대착오적이라거나 범죄시하는 것은 잘못이죠. <아리랑>이 100쇄를 넘어섰다는 것은 조국과 민족의 문제를 보편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내 문학이 옳았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조정래(64)씨가 대하소설 <아리랑>의 100쇄 돌파를 기념해 29일 낮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994년 6월 첫권이 출간되었으며 이듬해 7월 12권으로 완간된 <아리랑>은 제1권이 100쇄를 넘어섰으며 2권 81쇄, 3권 75쇄 등 모두 합쳐 806쇄를 기록했다. <아리랑>에 앞서 1997년 3월 100쇄를 돌파한 <태백산맥>은 현재 190쇄를 기록해 200쇄 돌파를 앞두고 있다.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을 포함한 ‘대하소설 3부작’은 이제까지 모두 1200만부가 팔렸다. “대하소설이 읽히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제 경험으로 보아 40~50만의 진지한 독자는 상시 대기중입니다. 작가가 얼마나 진지하게 문제에 접근하느냐가 문제겠죠. 저 자신은 이제 나이도 들고 해서 더 이상은 대하소설을 쓰기 어렵겠지만, 후배 작가들이 썼으면 하는 소재는 얼마든지 더 있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서는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가 작가에게 <아리랑> 100쇄 기념패를 전달했다. 임헌영 소장은 “민족의 역사와 현실을 다룬 작품으로 이렇게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는 데에 <아리랑>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정래씨
대선을 앞두고 이문열씨와 황석영씨 등 동료 작가들이 이런저런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누구나 정치에 관해 발언할 수는 있지만 얼마나 옳고 객관적이냐 하는 게 문제일 것” “정치란 항상 거짓과 오류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인데, 작가가 그 안에 휩쓸려들어가서 부화뇌동한다는 것은 자기파멸이며 문학에 대한 배반”이라는 말로 비판적인 견해를 분명히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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