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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민족 말하는 것 범죄시 하지 말라”

등록 2007-01-29 17:17

 조정래씨
조정래씨
<아리랑> 100쇄 돌파 조정래씨 기념패 전달식

“세계화란 강대국의 경제 침탈을 합리화하는 논리이며, 형태를 달리한 제국주의일 뿐입니다. 잘못 이해된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민족을 말하는 것을 시대착오적이라거나 범죄시하는 것은 잘못이죠. <아리랑>이 100쇄를 넘어섰다는 것은 조국과 민족의 문제를 보편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내 문학이 옳았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조정래(64)씨가 대하소설 <아리랑>의 100쇄 돌파를 기념해 29일 낮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994년 6월 첫권이 출간되었으며 이듬해 7월 12권으로 완간된 <아리랑>은 제1권이 100쇄를 넘어섰으며 2권 81쇄, 3권 75쇄 등 모두 합쳐 806쇄를 기록했다. <아리랑>에 앞서 1997년 3월 100쇄를 돌파한 <태백산맥>은 현재 190쇄를 기록해 200쇄 돌파를 앞두고 있다.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을 포함한 ‘대하소설 3부작’은 이제까지 모두 1200만부가 팔렸다.

“대하소설이 읽히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제 경험으로 보아 40~50만의 진지한 독자는 상시 대기중입니다. 작가가 얼마나 진지하게 문제에 접근하느냐가 문제겠죠. 저 자신은 이제 나이도 들고 해서 더 이상은 대하소설을 쓰기 어렵겠지만, 후배 작가들이 썼으면 하는 소재는 얼마든지 더 있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서는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가 작가에게 <아리랑> 100쇄 기념패를 전달했다. 임헌영 소장은 “민족의 역사와 현실을 다룬 작품으로 이렇게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는 데에 <아리랑>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정래씨
조정래씨
작가 조씨는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한 30권짜리 전기물과 20권짜리 전래동화물을 기획해서 ‘신채호’ 편을 최근 탈고했다고 소개했다.

“신채호에 이어 만해 한용운과 안중근 등 식민 시대 인물 10명과 조영래 변호사, 유일한 등 현대 인물 5명, 그리고 간디, 아인슈타인, 테레사 수녀 등 해외 인물 15명을 원고지 400장 정도의 분량에 담고자 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나라 안팎의 역사에서 보배울 만한 분들을 포함시키되, 징기스칸이나 나폴레옹처럼 전쟁으로 이름을 떨친 이들은 제외할 생각입니다.”

최근 민족문학작가회의가 단체 이름에서 ‘민족’을 빼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작가는 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종과 민족에 따른 차별은 엄존합니다. 모든 민족의 독자성과 존엄성이라는 토대 위에서만 평화와 공존은 가능합니다. 더구나 분단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상황에서는 ‘민족’의 폐기는 통일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대선을 앞두고 이문열씨와 황석영씨 등 동료 작가들이 이런저런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누구나 정치에 관해 발언할 수는 있지만 얼마나 옳고 객관적이냐 하는 게 문제일 것” “정치란 항상 거짓과 오류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인데, 작가가 그 안에 휩쓸려들어가서 부화뇌동한다는 것은 자기파멸이며 문학에 대한 배반”이라는 말로 비판적인 견해를 분명히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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