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의 무전여행> 샤오위 지음. 강성희 옮김. 프리미어프레스 펴냄. 1만3000원
영웅과 산적으로 유명한 중국 후난성은 마오쩌둥의 고향이기도 하다. 마오의 학창시절 친구이자 공산주의에 대한 원칙적 동조자이며 중국공산당에 반대한 ‘반동’이었던 샤오위가 전적으로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 쓴 이 책은, 마오를 영웅과 산적 사이에 어중간하게 올려놓는 듯 하다.
책은 청년 마오와 샤오위가 혼돈의 1916년, 여름방학을 맞아 떠난 거지여행을 뼈대로 삼는다. 배 고프면 시를 팔아 밥을 먹고, 배 부르면 국가와 개인, 노동과 행복, 역사와 권력에 대해 치기어린 핏대와 서투른 공감을 쌓아간다. 역자는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와 거지여행을 비교하지만, 샤오위와 마오는 결국 이념의 대척에 선다. 책의 앞쪽은 똥통을 져나르던 15살 마오가 스스로 배움을 찾아 길을 떠나는 과정을, 후반은 마오와 샤오위가 갈라서는 모습을 그린다. 샤오위는 공산주의자인 친동생과도 결별한다. 책의 서문은 소품문으로 유명한 린위탕(임어당)이 썼다. “편견 없고 진실되다”고 평했지만 권력의 정점에 올라섰던 친구에 대한 질시도 엿보인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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