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궁내청 황실도서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명성황후 국장도감 의궤’. 겉표지는 붉게 물들인 마로 만들었으며 가운데 아래 ‘오대산 상’이라는 소장처 표시가 뚜렷하다.
일본에 약탈된 문화재를 찾아오기 위한 최초의 남북 민간회담이 열린다.
‘조선왕실의궤환수위’(공동의장 월정사 주지 정념, 봉선사 주지 철안, 김원웅 의원)는 2월 8일 금강산에서 ‘조선불교도연맹’의 초청으로, 일본 궁내청이 소장한 <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한 일본 소재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남북한 실무협의를 갖는다고 6일 밝혔다.
왕실의궤환수위는 지난해 도쿄대에 소장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반환과정에서부터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일을 해왔다. 북한은 2차례에 걸쳐 환수위쪽에 지지와 연대성명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최초로 직접 만남을 갖게 되는 것이다.
환수위 간사 혜문 스님은 “지난 1월22일 남북한 공조로 ‘약탈문화재 반환’을 추진하기 위해 ‘금강산’에서 만나자는 의사를 조계종 중앙신도회를 통해 전달받았다”며 “한국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청구권이 소멸했기 때문에 일본관련 문화재 환수를 민간운동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북한은 아직 일본과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남북이 힘을 합친다면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선왕실의궤란 ?
조선 왕실 의궤는 왕실의 주요 의식과 행사의 준비과정,행정처리 등 따위를 상세하게 적은 기록이다. 왕실은 의례행사를 진행하면서 기록으로 남겨 비용을 아끼고 혼선을 막고자 의궤를 제작해왔다.다른 나라는 의례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록이 없어 , 조선왕실의궤는 조선시대 최고의 기록문화로 꼽힌다.정부는 지난 3월 유네스코에 '조선왕실의궤'를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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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궤환수운동 일지
-2006년 8월 8일 : 환수위 간사 혜문 스님 일본 후쿠오카의 ‘쿠시다’ 신사에 보관중인 명성황후를 시해한 칼 ‘히젠도’ 확인. 도쿄대 소장 ‘조선왕조실록’ 반환운동에 성공한 ‘조선왕조실록 환수위’를 ‘조선의궤환수위’로 개편하기로 결정
- 2006년 8월 28일 : 환수위 공동대표 김원웅 의원, ‘명성황후국장도감의궤’ 반환요청 서한을 일본 아소 타로 외상에게 전달
- 2006년 9월 14일 : ‘조선의궤환수위’ 발족식 및 기자회견
- 2006년 9월 14일 : 주한 일본대사관에 ‘조선의궤 반환요청서’ 공식 전달
- 2006년 10월 6일 : 일본 궁내청 방문, 의궤 열람
- 2006년 11월 7일 :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 방문, 의궤 반환문제 협의
- 2006년 12월 8일 : ‘의궤반환’ 촉구 국회결의안 본회의 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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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