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 몸메 브로더젠 지음. 이순예 옮김. 인물과사상사 펴냄. 7800원
“그대… 고딕의 파리가 정말 어울렸다.”(파울 마이어)
19세기의 수도 파리에 빠졌던 대도시의 철학자 발터 베냐민의 정확한 이름은 발터 베네딕스 쇤플리스 베냐민이다. 유대인임을 숨기기 위해 그의 부모가 ‘시대에 뒤떨어진 두 이름’을 붙였지만, 48년 뒤 나치를 피해가던 피레네 산맥에서의 죽음은 막지 못한다.
20세기 주요 사상가들이 둥지를 튼 독일 주어캄프사가 펴낸 세계인물총서 첫번째 책이다. 베냐민 생애에 대한 다양한 증언과 개개 저작에 대한 평가, 후대에 끼친 영향 등을 전방위에서 살펴볼 수 있다. 교수직을 얻지 못한 망명객의 곤궁함에 지적 편력이 겹치며 학술논문에서 온갖 잡문, 라디오 강연까지 팔을 뻗는 그의 모습은 “혁명적인 것에서 골수 보수적인 것에까지, 마르크스주의에서 신비주의까지, 사적 유물론에서 유대 신학에 이르기까지”(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아우르는 이질적 철학 세계를 대변한다.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브에 관하여’, ‘역사철학테제’, ‘아케이드 프로젝트’ 등 주요 논문과 저작들이 프랑스 망명기간에 쓰여졌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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