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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대추리 주민들께 이 문집 바칩니다

등록 2007-03-22 20:00

〈거기 마을 하나 있었다〉
〈거기 마을 하나 있었다〉
고은 도종환 등 문인 50명 참여
24일 마지막 촛불문화제서 헌정
고은 정희성 도종환 공선옥씨 등 50여 명의 문인들이 미군기지 확장 이전으로 퇴거 위기에 놓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 주민들에게 바치는 시·산문집 〈거기 마을 하나 있었다〉(사람생각 펴냄)를 묶어 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위원장 송경동)가 엮은 이 문집은 문인들이 직접 현장에 가서 쓴 벽시와 인터넷 등에 기고한 글들로 이루어졌다. 수록된 시와 산문에서 문인들은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이는 미군기지 확장에 분노를 표하면서 반전과 평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주민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물잠자리 한가로운 모내기 들판에/농사짓는 일로 평생을 늙어온 들판에/하던 논갈이나 계속하게 해달라는 쉰 목소리 저 들판에/철모에 군화에 군장에 군봉에/군사작전이라니, 아하”(백무산 〈들꽃의 소요사태여 대추리로 오라〉 부분)

“대추리에 가보셨는지. 살림집과 영농창고의 벽면을 가득 메운 평화의 벽화와 벽시를 보셨는지. 평화와 자유의 깨알 같은 염원을 보셨는지. 외지인을 맞는 살가운 인심을 느끼셨는지. 동네 한 바퀴 느릿느릿 걷다가 삽시에 너울너울 타들어가는 노을과 불현듯 마주쳐보셨는지. 그 주홍빛에 살아온 날들을 가만가만 물들여 보셨는지. 붉고도 붉게 울음 우는 들의 통곡을 들으셨는지. 거기, 내 늙은 부모와 형제와 이웃을 만나보셨는지.”(손세실리아 〈나는 비겁했다〉 부분)

책을 펴낸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는 24일 오후 4시 대추리 농협창고에서 열리는 제935차 마지막 촛불문화제에서 주민들에게 책을 헌정할 예정이다. 백무산 박후기 홍기돈씨 등 문인들과 가수 정태춘 손병휘씨, 판화가 류연복씨 등 문화예술인들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이날 행사를 끝으로 3년 가까이 매일 이어져 온 촛불문화제는 막을 내리고, 주민들은 이달 말까지 모두 집을 비울 예정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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