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방 2> 언니네 사람들 지음. 갤리온 펴냄. 9800원
‘관계’의 사전적 정의는 ‘어떠한 사물이 다른 사물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렇다. 우리들의 일상은 관계의 망에서 이뤄지며, 관계에서 발생한 여러 일들은 우리의 행복을 좌지우지한다.
<언니네방2>는 이런 관계의 문제에 대한 ‘익명의 일기장’이다. 가명을 이용해 26명의 여성들이 적나라하게 자신의 경험을 ‘고해성사’하듯 써놓았다. 엄마를 때리는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한 딸, 미녀 친구에게 느낀 질투심과 소외감으로 자신감마저 잃어버린 대학생, 성폭력을 당한 친구의 비밀을 들어줬지만 도망치고만 싶었던 경험, 학력이 낮은 엄마가 창피해 미워하다 뒤늦게 엄마를 받아들인 일, 사랑해서 동거를 했지만 사랑이 끝나버린 경험 등 생생한 얘기들이 살아 숨쉰다. 상처를 드러내 공유하고 해법도 같이 모색한다. 대면하고, 화해하고, 발견하고, 싸우고, 실험하고, 인정하고, 외치기. 7가지 방법으로 ‘관계의 문’을 여는 ‘열쇠’를 제시한다.
여성인권찾기 포털공동체 ‘언니네’에는 1500여개에 이르는 블로그 ‘자기만의 방’이 있다. 지난해 이 블로그에 올려진 글들을 모아 <언니네 방>을 냈는데, 2만여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지난해 펴낸 책이 여성들이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성에 대한 얘기에 초점을 뒀다면, 두번째로 펴낸 이 책은 좀 더 넓은 범위의 문제들을 다뤘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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