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이은정·한수영 지음. 교양인 펴냄. 1만2000원
아무런 쓸모도 없어 보이는 시를 사람들이 구태여 쓰고 읽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시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삶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삶의 어느 순간 홍수처럼 범람해오는 자신의 감정을 돌이켜 보고, 이기기 힘든 삶의 고통과 슬픔을 위로하고 싶기 때문이다.”
시 감상집 <공감>의 지은이들(이은정·한수영)의 대답이다. 대학에서 한국 현대시를 가르치는 두 사람은 백석 윤동주에서부터 황동규 김선우씨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인 34명의 시 36편을 독자의 눈높이에서 풀어 설명한다. 가령 “저무는 역두에서 너를 보냈다./비애야!”로 시작하는 오장환의 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마지막 기차를 보내고 대합실을 터벅터벅 걸어 나올 때, 새로운 기차를 기다리는 날이 시작된 것이다.” 이정록의 <의자>에 대한 설명에서 정호승씨의 <아버지>와 함민복씨의 <부부>를 언급하는 등 서로 다른 시들 사이의 조응관계를 설명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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