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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계현장에 몸 내던진 한국기자들 취재기

등록 2007-04-12 17:04

<지금 여기의 세계사> KBS특파원 지음. 웅진씽크빅 펴냄. 1만5천원.
<지금 여기의 세계사> KBS특파원 지음. 웅진씽크빅 펴냄. 1만5천원.
잠깐독서 /

지구상의 ‘조용한 낙원’으로 알려져온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공화국. 이 나라가 머잖아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속에 가라앉을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실제 투발루는 지난 2000년부터 선진국들에 국민들의 이민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이 나라 저편의 무분별한 온실가스 배출에서 비롯됐다는 걸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일명 ‘인터내셔널 사쓰마와리(몸으로 부딪치는 사건기자의 속어)’를 자처한 이들의 생생한 취재기가 책으로 나왔다. KBS ‘특파원 현장보고’팀에서 일한 26명의 기자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나라바깥에서 때로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을 감수하며 취재한 알토란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침몰 위기에 직면해 있는 투발루를 비롯해 미신과 야만이 불러온 피그미족 학살현장, 무차별 폭격의 현장 레바논까지 전 세계 37곳의 현장을 한국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서구 언론의 시각으로 재단된 흔한 외신뉴스에 질려버린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관심가져볼만하다.

책을 통해 세계 각지의 현장을 들여다보면 알게 모르게 갖게 된 고정관념들도 하나 둘씩 털어버리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어디일까. 적어도 부탄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먼저 손꼽는다. GDP(국내총생산) 중심으로 나라의 서열을 매겨온 사람들이라면 조금 낯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탄 정부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전 국토를 금연지역으로 선포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GDP보다는 GNH(국민총행복지수)를 국정 지표로 삼을만큼 국민들의 행복을 고민하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들도 있을 게다.

특파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었던 인간적 고뇌와 애환을 엿보는 재미도 적잖다. 지난 해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를 취재하던 도중 무장단체에게 납치된 용태영 특파원은 석방될 때까지 초초함의 연속이었던 25시간 동안의 억류기를 꾸밈없이 옮겨놨다. 납치 직후, 무장요원들은 살벌한 분위기속에서 당장 대사관에 전화를 걸도록 다그쳤다. 지도자의 신병안전을 위해 이스라엘에 압력을 넣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전화기를 붙잡고 카메라를 비롯한 고가의 방송장비가 무사한지부터 확인했다고 고백한다. 이것이야말로 한꺼풀 벗겨진 특파원의 속살이 아닌가.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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